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사카 뉴오타니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오사카(일본)=뉴시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1500년간 문화와 역사를 교류해 온 가까운 이웃이자 오래된 친구”라며 “정부는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한일 우호 협력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곳 오사카 인근 지역에는 우리 민족의 슬프고 아픈 역사를 간직한 우토로 마을이 있다”며 “우토로는 식민지 시절 강제징용으로 교토군용비행장 건설에 동원되었던 조선인의 집단숙소였다”고 말했다. 이어 “강제 퇴거의 위기도 있었지만 지금 양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우토로 주민들을 위한 주택을 건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토로 마을처럼 과거사 문제 등 한일 간 첨예한 현안들에 대해 일본도 진정성 있게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문 대통령을 포함한 각국 정상들이 도착한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에는 폭우 속에 서로 다른 비행기 트랩이 준비돼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검은색 우산을 쓴 채 지붕이 없는 개방형 트랩을 통해 내렸다. 하지만 약 2시간 전인 오후 1시 15분경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방수 역할을 하는 지붕 있는 트랩을 통해 비를 맞지 않고 내렸다. 문 대통령 도착 당시 공항에는 방수 트랩이 여러 개 준비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의 의전 홀대 논란이 나오자 청와대는 “비를 좀 맞더라도 환영 나오신 분들에 대한 예의와 취재 편의를 위해 우리 측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우산을 쓴 채 문 대통령처럼 지붕 없는 트랩을 통해 내렸다.
오사카=문병기 weappon@donga.com / 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