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文대통령 발언 자의적 해석 논란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사카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한국은 중국과 함께 일대일로(一帶一路)를 건설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미국이 강하게 견제하는 일대일로에 문 대통령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당초 정상회담을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일대일로 관련 발언이 나왔다는 사실을 소개하지 않았다가 CCTV 보도 이후 추가로 정정 설명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 주석의 일대일로 참여 요구에 대해 “문 대통령은 ‘신남방·신북방 정책과 일대일로 간 접점을 모색하는 가운데 협력해 나가자’는 취지로 언급했다”며 “일대일로에 공식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한국의 일대일로 참여를 압박하는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문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중 양측이 정상회담 이후 소개한 내용은 자국의 관점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청와대는 미중 갈등과 관련한 민감한 발언을 최소화해서 전했다. 시 주석이 문 대통령에게 미국을 겨냥해 “함께 보호주의를 반대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한국 측 브리핑에는 없었다. 특히 시 주석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화웨이 관련 압박을 겨냥해 “중한(한중) 협력은 외부 압박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미국에 협조하지 말 것을 압박한 대목도 청와대는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중국은 청와대가 밝혔던 시 주석 방한 협의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