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개막 환영식서 韓日정상 냉랭
문재인 대통령(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28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앞줄 왼쪽에서 일곱 번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앞줄 왼쪽에서 아홉 번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왼쪽에서 열 번째) 등도 보인다. 오사카=AP 뉴시스
○ 시선도 나누지 않은 한일 정상
이날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공식 만남은 개막 환영식이 전부였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의 다음 순서로 입장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 포옹하는 ‘비주식 포옹’을 나누는 등 문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정상들과는 친밀감을 과시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어진 G20 정상들의 공식 단체사진 촬영에서도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장을 오갈 때 일본이 제공한 도요타 센추리와 렉서스 LS 하이브리드 등을 이용하지 않고 평소 타던 검은색 벤츠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된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은 이날 회동을 갖고 “한일 외교 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양국 관계의 안정적 관리와 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G20 정상회의에서 재임기간을 고려한 문 대통령의 의전서열이 7위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만찬에선 헤드테이블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 푸틴 대통령은 물론 문 대통령보다 의전서열이 낮은 마크롱 대통령 부부를 포함해 모디 총리와 메르켈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앉았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헤드 테이블이 아닌 만찬회장 우측 테이블에 앉았다.
○ 주차장까지 나와 트럼프 맞은 아베 총리
아베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모디 총리가 가세한 3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해까지 주요 다자회의 때마다 열렸던 한미일 정상회담이 이번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하고 있는 미-일-인도 회담으로 대체된 것.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회담에서 “지난달 레이와(令和·일본의 새 연호)의 첫 국빈으로 일본을 방문한 것은 영광이었다. 일본을 떠나자마자 곧바로 돌아왔다”며 화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회담에서 무역, 군사, 국방 무기 구입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싶다”고 말하며 무역에 있어 ‘미국 우선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오사카=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