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분할 맞서 파업자금 마련 목적… 기본급 기준때보다 노조비 2배로 노조원 가입범위 확대도 반대 거세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파업 지원금 확보 등 재정 안정을 위해 조합비 인상을 추진했다가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조합원 가입 범위를 늘려 조합원 확대를 시도했지만, 이 또한 조합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28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운영위원회를 열고 ‘조합비 인상’과 ‘조합원 확대 시행규칙 제정’ 등을 논의한 뒤 이를 임시 대의원대회에 상정할 예정이었다. 노조의 현행 조합비는 기본급의 1.2%(평균기본급 약 184만 원)인 2만2182원이다. 그러나 위원회는 평균통상임금(약 385만 원)으로 조합비 산출 기준을 바꿔 통상임금의 1%(3만8554원)또는 1.2%(4만6265원)수준으로 조합비를 인상하려 했다. 이 경우 조합비가 기존보다 각각 1만6372원, 2만4083원이 인상된다. 위원회는 조합비 인상 배경에 대해 △법인분할 무효 투쟁 등으로 운영비 증가 △파업투쟁 이후 각종 소송 및 생계비 등 소요비용 증가 예정 △조합원 수 감소 등의 이유를 들었다. 법인분할 무효투쟁을 하려면 파업 지원금 등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위원회는 특히 조합원 수 감소 문제를 해결하고자 조합원 확대 시행규칙 변경도 논의했다. 현재 현대중 노조는 단체협약에 따라 과장(기장)급 이상은 조합원에서 제외하고 있다. 승진자가 많아질수록 조합원이 줄어드는 구조였다. 이에 노조는 내부 시행규칙을 바꿔 과장급 이상으로 진급을 해도 지부에 조합원 신분회복 신청을 하면 이를 받아준다는 시행규칙을 제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 운영위원들이 해당 안건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냈다. 2배 가까이 조합비가 늘어나는 데 대한 조합원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노조는 조합비 인상 및 범위 확대 등을 노조 소식지 등에 알리고 여론조사를 한 뒤 재논의하기로 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