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정상회담 모두발언…김정은과의 북러 정상회담 거론 文대통령 "헝가리 유람선 사고 위로에 감사…양국 교류 활발" 푸틴 "남북대화 노력 높이 평가"…文 "러시아, 평화 큰 도움" 한러 정상 "교역·인적교류 증가 환영…동반자 관계 도약 기대" 文 "조속히 방한 했으면"…푸틴 "한국 좋은 기억, 적극 고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 개최를 언급하며 “그 회담에서의 제 인상을 공유하고, 또 정세를 전반적으로 토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0시36분부터 1시21분까지 일본 오사카의 리가호텔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오늘 회담에서 (한러) 쌍방의 실무 문제 뿐만아니라 동북아 정세를 비롯한 서로의 관심사가 되는 문제를 다 토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잘 알고 있다시피 제가 지난 4월 말에 북한 지도자를 만난 것을 고려하면 더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현재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는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북미 양자 체제가 아닌 과거 북핵 6자회담의 재가동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러시아는 동료 국가들 중에 제일 핵심적인 국가 중 하나인 대한민국과 관계를 잘 발전하고 있다”며 비핵화 방안 외에 한러 간 교역 증대에 관심을 보였다.
이어 “내년에는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이한다. 또 교역도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해 같은 경우에는 교역은 29% 증가했고 올해는 1월부터 4월까지 39%로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는 150개 한국 기업과 회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에 쌓여있는 한국 기업의 투자액이 27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월 말 바딘 카바예프 주한러시아대사관 총영사의 사망에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러 양국 간 교류협력이 다방면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4월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연방안보회의(SCR) 서기가 방한한 데 이어 데 이어 문희상 국회의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러시아 방문하는 등 양국 고위급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교역량도 지난해 248억 달러로 전년도 대비 31% 증가했고, 특히 올해 1/4분기에는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한국이 러시아 1위 교역국으로 올라선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며 “ 양국 간 인적교류도 70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했다.
이날 한러 정상회담은 양국 정부관계자가 함께 참석하는 확대정상회담에 이어 통역만을 대동한 채 두 정상끼리 대화를 나누는 단독회담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확대정상회담은 오전 0시36분부터 1시21분까지 45분간 진행됐고, 단독회담은 1시21분부터 29분까지 8분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 달성 원칙과 이를 위한 남북·북미 대화 진전 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큰 도움이 되며 앞으로 러시아와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교환으로 대화의 모멘텀이 다시 높아졌다”며 “이러한 긍정적 모멘텀을 살릴 수 있도록 러시아·중국과도 함께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올해 2월에 서명된 ‘9개 다리 행동계획’이 체계적으로 이행돼 구체적 성과 도출에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한 부대변인은 전했다.
또 두 정상은 “지난 6월20일 한·러 서비스·투자 FTA 협상 개시가 공식 선언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상품 분야를 포괄하는 한-EAEU FTA 논의도 추진력을 얻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지난해 교역액이 약 30% 증가하고, 올해도 긍정적인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환영하며 2020까지 교역액 300억 불, 인적 교류 100만 명을 달성해 내년 수교 30주년이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깊이 공감했다.
또 러시아의 LNG 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쇄빙선 건조를 위해 한국 조선사들과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향후 더욱 확대해 나가는 데 두 정상은 의견을 같이 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가급적 조속히 방한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과거 방한 시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며 이번 초청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답했다고 한 부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이날 한러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됐던 것보다 약 1시간50분 늦게 시작됐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앞선 러시아·프랑스 정상회담이 늦게 끝나면서 일정이 순연돼 이날 자정을 넘겨서야 마주할 수 있었다.
【오사카(일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