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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카드 가맹점의 종이 영수증 발행 의무를 완화하면서 전자영수증 발급 서비스를 도입한 카드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사들이 연간 수백억원으로 추정되는 종이 영수증 발급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카드사 전표매입 업무를 대행해오던 밴(VAN) 대리점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종이 영수증 발급이 줄면 관련 수익이 줄어든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획재정부로부터 카드 결제시 영수증 발급을 꼭 종이로 할 필요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카드 결제시 종이 영수증이 아닌 전자 영수증(스마트폰)을 받아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는 그동안 비용 절감 차원에서 종이 영수증 의무 발행을 폐지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그동안 결제 건당 발생하는 약 8원의 종이 영수증 발급 비용을 밴사에 지급해왔는데 이 금액을 줄일 길이 열린 것이다.
밴사도 전자 영수증 도입을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종이영수증 제작 대행 수익이 사실상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카드사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니 중계 수수료 인하폭을 줄여줬으면 하는 속내를 내비쳤다.
통상 밴사는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 결제업무를 대행하며 가맹점 수수료의 8.2% 정도를 챙겨왔다. 그러나 올해 카드사와 재협상을 통해 이 비율이 7%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일정부분을 밴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카드사, 밴사와 달리 전표 매입업무를 하는 밴 대리점 업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미 밴 대리점은 지난 2016년 5만원 이상 결제에 대한 ‘무서명 거래’ 실시, 지급 수수료 정률제 전환 등으로 수익이 크게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표 매입업무까지 줄어들면 업계 전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밴 대리점 관계자는 “기술 발전에 따른 흐름이라 전자영수증 도입을 반대할 수는 없지만 전표 매입업무 수익 악화를 보전하기 위해서라도 무서명 거래 실시 이후 약속한 수익 보전 업무협약이라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