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화학공업(주)
겨울철 논에 지름 1m 넘는 하얀 원통형의 물체가 수십 개씩 나뒹굴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볏짚을 넣어 발효시키는 곤포 사일리지다. 발효시킨 볏짚은 사료로 쓴다. 볏짚을 싸는 하얀 필름을 만드는 대표적인 업체가 대정화학공업(대표 김정수)이다.
황소표 사일리지 필름은 가격 경쟁력과 품질이 우수해 전국 농축협 30여 곳에 납품되고 있다. 햇빛과 공기를 차단해 사료를 적절하게 발효시키고 점착력도 뛰어나며 날씨의 영향을 적게 받아 사료의 품질을 유지시켜준다.
대정화학공업의 대표작은 또 있다. 제품을 포장하는 스트레치랩이다. 특히 국내 최초로 스트레치랩 국산화에 성공해 국내 산업용 스트레치 필름시장에서 획을 그었다. 에이스라는 상표로 출시된 스트레치랩은 잘 늘어나 포장 작업이 용이하고 투명성과 광택성이 우수해 상품가치를 높여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밖에 원단포장용 필름과 산업용 보호 라미 필름도 생산하고 있다.
1987년 2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대정화학공업은 1997년 외환위기 때 부도가 나고, 베트남 시장 진출 과정에서 사기를 당하는 등 난관에 빠졌지만 김정수 대표의 집념과 끈기로 다시 일어섰다. 대정화학공업은 원료입고부터 제품출고까지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해 고품질 제품 생산 및 원가절감에 노력할 계획이다. 경영혁신형,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선정됐고 국세청 성실납세자 표창도 받았다. 김 대표는 “나 자신이 투명해야 한다는 생각과 더불어 잘 살자는 마음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며 “운을 믿지 않고 노력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연 기자 grap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