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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도축’ 부산 구포 가축시장 사라진다

입력 | 2019-07-01 03:00:00

11일 최종 폐업하기로 업무 협약




개, 고양이 등을 도축해 식용으로 사고파는 부산 구포 가축시장이 사라진다.

부산시는 1일 오후 2시 북구 구포동 도시농업지원센터에서 상인, 동물보호단체 등과 구포 가축시장 폐업을 위한 협약을 진행한다. 오거돈 부산시장, 전재수 국회의원, 정명희 북구청장도 참석한다. 협약식 직후에는 구포 시장에서 구조된 동물을 동물보호소에 보내는 환송식이 열린다. 협약에 따라 상인들은 살아있는 동물을 도축하거나 전시하지 않고 10일 이내 영업을 정리해 11일 최종 폐업하게 된다.

이른바 ‘개 시장’으로 불리던 구포 가축시장은 6·25전쟁 이후 서서히 형성돼 한때 60여 곳의 점포가 운영될 만큼 호황을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물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서 찾는 손님이 줄어 지금은 19곳만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시장에서 시위를 벌여 상인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가축시장 대신 시장에는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아 동물들을 위한 친화 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부산시와 북구는 구포 가축시장 전체 부지 3724m² 중 공공용지 1672m²를 문화광장, 반려견 놀이터, 반려동물복지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 시장은 “이번 협약은 생명 중심, 민관 협치를 바탕으로 시민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해 거둔 쾌거”라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등 관련 단체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결정이 전국 개 시장 폐쇄의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