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성비는 100.5명이다. 남자가 2591만여 명, 여자가 2579만여 명으로 남자가 11만 명 정도 많다. 이 성비가 2028년에는 99.9로 여초(女超)가 될 것이라고 한다. 시도별로 보면 이미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대도시는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시대에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데다 남아선호 사상이 쇠퇴했기 때문이란다. 여성 인구가 늘면서 여성들의 경제활동이나 사회진출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20년 사이 아들 선호가 급속히 줄었다. 한 설문조사에서는 ‘딸을 원한다’는 응답이 ‘아들을 원한다’는 답의 2배가 넘었다. ‘가문의 대를 잇는다’는 유교 관념이 줄어든 데다 딸이 키울 때도 예쁘고 나이 들어서도 부모를 더 위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가족 모임이나 친구 모임도 부인 쪽이 더 활발해서 ‘신(新)모계사회’가 도래한 듯도 하다.
▷최근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남성들의 반발도 커졌다. ‘일베’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개똥녀’ ‘김치녀’ 같은 여성 혐오 단어들이 많아졌다. 여성들도 ‘워마드’에 남성 혐오 표현들을 쏟아내고 남성 누드 몰카 동영상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답답한 현실에 대한 분노가 불특정 다수에 대한 증오로 나타나는 듯하다. 그러나 “내가 얼마나 힘든데 너도 한번 당해봐라”는 식의 극단적 대결로는 아무것도 좋아지지 않는다. 가뜩이나 취직 걱정, 집 걱정에 전전긍긍하는 청년들이 성대결까지 벌이다가 결혼을 더 꺼리게 될까봐 걱정이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