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한미 정상회담-공동기자회견
확대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찬을 포함해 모두 1시간 44분 동안 회담을 가졌다. 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비핵화와 관련한 양국의 입장이 일치하며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1년 7개월 만에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이 교착상태에 있던 북-미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개의 중대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담은 것.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국은 아주 훌륭한 나라”라며 “한미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한미 정상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대북제재 완화 등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선 미묘한 간극을 노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4차례나 “서두르지 않겠다”면서 대북제재 완화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 트럼프 “영변은 하나의 단계”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14분부터 청와대에서 두 정상 외에 양측에서 4명씩 더 배석하는 ‘1+4’ 소인수 회담을 가진 데 이어 확대 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이어갔다. 두 정상은 이날 오찬을 포함해 모두 1시간 44분 동안 회담을 했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가진 경제인간담회가 길어지면서 당초 2시간으로 예정됐던 회담 시간이 16분가량 줄어든 것.
다만 대북제재 완화 시점 등 구체적인 비핵화 해법에 대해선 시각차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북한) 영변의 핵 단지가 진정성 있게 완전하게 폐기가 된다면 그것은 되돌릴 수 없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의 입구가 될 것”이라며 “그런 조치들이 진정성 있게 실행이 된다면, 그때 국제사회는 제재에 대한 완화를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답변을 들은 뒤 “한 가지만 답변을 더 하겠다”며 직접 답변을 자청했다. 그러면서 “그것(영변 핵시설 폐기)은 하나의 단계다. 중요한 단계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며 “아마 올바른 방향으로의 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가 아직은 해제되지 않았지만 급하게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저는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서두르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에게 개성공단 재개 설득한 문 대통령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필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이뤄진 한중, 한-러 정상회담에서 전해들은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해준 말의 공통점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안전에 대한 보장”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개성공단 재개의 필요성을 설득하기도 했다. 정상회담을 마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인근 비무장지대(DMZ) 오울렛 초소를 방문해 북한 측을 바라보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성공단은 한국 자본과 기술이 들어간 곳”이라며 “남북 경제에 도움이 되고 화해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전방 부대를 개성공단 북쪽으로 이전했다”며 “한국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