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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반도체소재 등 韓수출 규제 강화…징용판결 보복

입력 | 2019-07-01 10:12:00

일본 경제산업성의 반도체 관련 소재 한국 수출 규제 발표. (경제산업성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일본 정부가 오는 4일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핵심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1일 공식 발표했다. 자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관련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오전 10시 홈페이지를 통해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이하 외환법)에 따른 수출관리 제도를 재검토해” 오는 4일부터 Δ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Δ리지스트 Δ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및 제조기술 이전을 기존의 포괄 수출허가에서 개별 수출허가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들 3개 품목은 저마다 TV·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패널 부품과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것들이다.

경제산업성은 “관련 부처에서 검토한 결과 ‘한일 간 신뢰관계가 현저히 손상됐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수출관리에도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할 수 있어 제도 운용을 보다 엄격하게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NHK 등 현지 언론들은 이번 조치의 근거가 된 ‘한일 간 신뢰가 현저히 손상됐다’는 평가가 한국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를 뜻한다고 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간 한국 내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한국 측에 제공한 총 5억달러 상당의 유무상 경제협력을 통해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해온 상황.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작년 10월 이후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한 한국 대법원의 징용 관련 손해배상 판결이 잇따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발해왔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전 세계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및 리지스트 생산량의 약 90%, 에칭가스는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규제가 시행되면 “한국의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경제산업성은 이들 3개 품목의 수출 규제 강화 더불어 한국을 외국환관리법상 우대제도인 ‘화이트(백색) 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아예 제외하는 내용으로 정령(한국의 시행령에 해당)을 개정하기 위해 이날부터 의견수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 정부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독일·영국 등 우호국 27개 나라를 ‘화이트 국가’로 지정, 자국 기업이 이들 나라에 첨단소재 등을 수출할 땐 신청 및 허가에 간소화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되면 앞으로 일본 업체로부터 첨단소재 등을 수입할 땐 개별적으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개별 신청 및 허가 땐 건당 90일 정도 심사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