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기업 총수 간담회서 주한미군 주둔 문제 거론 "미군 4만2000명 한국 주둔 중…중요한 일 해내고 있다" "국방 인력, 장비 소모했던 시간 있어" 방위비 인상 시사 올해 2월에도 "한국이 5억 달러 더 낼 것" 돌발 발언 논란 외교부 "美 아직까지 방위비 분담 협상 구체적 요구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기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미국의 분담금 증액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부터 1박2일 동안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대기업 총수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한미 동맹을 강조하며 갑자기 주한 미군 주둔 얘기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4만2000명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 중”이라며 “중요한 일을 해내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방한 이후 미국 정부의 큰 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가 강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당초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나 한국산 자동차 관세 부가 문제, 미국의 ‘반 화웨이 전선’ 동참 등이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깜작 회동이 성사되면서 한미 현안은 우선순위인 북미관계 후순위로 밀렸다. 실제로 한·미 정상은 지난 30일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방위비 분담금, 미·중 무역분쟁 등 양국 간 민감한 현안에 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직접적인 요구를 하지 않았지만 경제인들과의 만남에서 굳이 주한 미군 문제를 거론한 것은 방위비 인상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9일 일본 오사카(大阪)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 “미일 안보조약이 불공정한 계약이란 점은 말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해 우리나라의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의지를 재확인한 미 국무부도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추가 분담금을 우리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적으로 방위비 분담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부터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꾸준히 증액을 요구해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월에도 한미가 금액과 기간에서 타협점을 마련한 방위비 협정문에 가서명한 지 이틀 만에 “한국이 전화 몇 통으로 방위비 분담금을 5억 달러를 더 내기로 했다. 앞으로 수년에 걸쳐 오를 것”이라고 돌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의 유효기간이 올해로 끝나는 만큼 한미 양국은 11차 협정을 위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하반기가 시작된 이달 현재까지 미국 정부가 우리 측에 아직까지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를 알려오지 않았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한편 방위비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한국이 분담하는 비용이다.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비용,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사용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