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5년만에 예산 2배 가까이 늘어… 인구도 1.5% 늘어 통합효과 톡톡 지자체 권한 강화 위해 특례시 추진
같은 생활권이지만 행정구역이 달라 불편을 겪던 청주시와 청원군은 2012년 6월 27일 주민자율형 통합을 결정했다. 이후 상생 발전 방안을 마련한 뒤 2014년 7월 ‘통합 청주시호’의 닻을 올렸다. 사진은 청주시 전경. 청주시 제공
1일 청주시에 따르면 옛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돼 2014년 탄생한 청주시의 올해 예산은 2조3353억 원이다. 이는 2013년 청주시 예산 1조958억 원과 청원군의 4984억 원을 합친 1조5942억 원보다 46.5%나 늘어난 것이다. 전국 시군구 가운데 네 번째 규모다.
인구도 늘어났다. 올해 5월 말 기준 청주시 인구는 83만7606명이다. 2013년 말 82만4939명(청주시 67만246명, 청원군 15만4693명)과 비교하면 1.5% 늘어난 것이다. 대다수 지자체들이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과 비교하면 통합의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주시는 이 같은 성장을 디딤돌 삼아 ‘특례시’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례시가 되면 지자체의 권한과 자율이 강화되고, 행정조직도 커지는 등의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이날 오후 7시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제4회 청주시민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행사에서는 민선 7기 시정 방향을 제시하는 ‘2020 청주 비전 선포식’과 ‘청주시에 바란다’라는 주제의 시민 인터뷰가 상영됐다.
비전 선포식에서는 △재난안전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도심 차량 속도제한 5030 본격 추진 △미세먼지 줄이기 범시민 실천운동 전개 △개별 거버넌스 활성화 △오송3산단의 국가산단 확정 △옛 연초제조창 일대 도시재생 문화 명소화 △초정 힐링관광 클러스터 조성 등이 제시됐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3년 후 청주를 그린 아름다운 상상이 현실이 되도록 맡은 바 책임을 완수하겠다”며 “천천히, 다함께, 올바른 길로 시민들과 발맞춰 가겠다”고 말했다.
통합 청주시는 숱한 우여곡절 끝에 탄생했다. 동일 생활권인 청주시와 청원군은 1946년 미군정의 행정 개편으로 청주부와 청원군으로 분리됐다. 1994년과 2005년 통합 투표를 했지만 두 번 모두 청원군민 과반이 반대해 무산됐다. 2009년부터 2010년 초까지 정부의 행정구역 자율통합 지원 방침 속에 진행된 3차 자율통합도 청원군의원 12명 전원이 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반대하면서 실패로 끝났다.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두 지자체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당선되면서 통합 논의가 재점화됐다. 이후 2012년 6월 27일 실시된 ‘청주-청원 행정구역 통합 찬반 청원군 주민투표’에서 전체 유권자 12만240명 가운데 4만4191명이 투표(투표율 36.75%)해 찬성 3만4124표(77.2%), 반대 9813표(22.2%)로 통합이 확정됐다. 청주시는 앞서 시의회 만장일치 의결로 통합을 결정했다. 2004년 주민투표법 제정 이후 주민투표로 행정 구조를 개편한 것은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에 이어 두 번째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