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정동영·이정미 대표, 정론관 기자회견서 지적 "민주, 정개특위 맡아 선거제 개혁 통과시켜야" 강조 "정개특위, 反개혁 한국당에 넘어가면 선거제 개혁 좌초"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2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활동 시한이 종료되기 전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혁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을 교체하라는 한국당의 집요한 떼쓰기에 굴복하고 말았다”며 더 이상 굴복해선 안 된다는 뜻을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열흘간의 단식농성과 장외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이 결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논의하고 노력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도출했다.
이들은 민주당의 합의 행보에 대해 “저희 야 3당뿐 아니라 선거제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도 매우 우려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며 “만약 이번 합의로 정치개혁 논의의 주도권이 반개혁 세력인 한국당에 넘어간다면 선거제 개혁은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선거제 개혁의 책임 있는 완수를 위한 의지와 방도를 밝히기 바란다. 그 의지의 출발점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민주당이 맡아 정개특위를 책임 있게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합의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은 사실상 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장을 나눠 갖기로 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우선 선택권을 가진 원내 제1당 민주당 내에서 검찰 개혁을 앞세우며 사개특위 위원장 몫을 택할 가능성이 점쳐지자 이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또 “민주당은 8월말까지로 연장된 정개특위 활동기간이 종료되기 전에 선거제 개혁법안 처리를 마무리해야 한다”며 “두 달은 길지 않은 시간이다. 한국당의 교묘한 시간 끌기에 휘둘려 허송세월을 보내서는 안 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는 “오늘 이 자리는 민주당이 최악의 상황을 선택하지 않도록 촉구하는 자리”라며 “정개특위가 한국당에 넘어가다는 건 단식 농성을 했었고 한국당이 국회 선진화법을 어기면서 폭력 난투까지 벌여 어렵게 관철시킨 패스트트랙을 다 무위로 돌리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임이 불보듯 뻔한데 그냥 보고 있을 순 없지 않겠나. 그에 합당한 대응”이라고 취지를 전했다.
이 대표는 “핵심은 정개특위 위원장을 어떻게 구성하고, 8월 안에 선거제 개혁법안을 처리할 것인가인데 이것은 합의 후에 따라오게 될 문제”라고도 했다.
정동영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의원총회에서 ‘정개특위를 한국당에 넘겨주게 될 경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선거제 개혁 포기, 개혁 파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에 관한 질문에 “선거제 개혁이 물 건너가면 공수처도 물론 물 건너간다”며 “그러면 개혁 제로 정권이 될 것이다. 선거제 개혁 없이 어떤 다른 개혁 입법도 같이 처리될 수 없어서 그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민주당에 정개특위 맡아 책임있게 운영해야 한다는 수준에 그친 것에 대해 손 대표는 “민주당이 확실하게 정개특위 위원장을 받으라는 이야기”라며 “심상정 위원장에게 예의를 갖추라는 의미였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