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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 “대구경북의 미래는 통합 신공항과 영일만항 활성화에 달려 있어”

입력 | 2019-07-03 03:00:00

‘민선 7기’ 1주년 / 영남권 단체장 인터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일 “지난 1년간 성과를 바탕으로 도정(道政)의 새바람이 불고 있다. 앞으로 기업 유치와 신산업, 관광, 농업 분야에 행복 경제의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며 “인구 급감에 따른 지방 소멸 문제를 극복하는 미래형 자치 모델을 경북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민선 7기 1년은 ‘파격’과 ‘혁신’이란 평가를 받는다. 취임 첫날 직원들에게 “저는 4년 임시직이고 도청의 주인은 여러분”이라며 큰절을 한 일은 아직도 회자된다. 도지사 집무실을 줄여 ‘도민 사랑방’을 만들고 입구에 활짝 웃는 자신의 등신대(等身大)를 설치한 일은 그의 업무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거의 매일 착용하는 점퍼와 운동화는 이제 그를 상징하는 옷차림이다. 양복에 구두 신을 시간이 아깝고 허례허식을 버려야 한다며 계속 고집하고 있다. 오전 5시 출근해 밤 12시까지 업무를 보는 것이 예사여서 ‘일’철우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지사가 1년간 승합차로 경북 현장을 누빈 거리는 12만여 km. 지구 둘레를 세 바퀴나 돈 셈이다. 그의 발길과 손길이 안 닿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이 지사는 “취임 첫해는 현장에서 각종 정책을 점검하고 도민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한 달 평균 100시간, 업무 시간 기준으로 12일을 차에서 보내는 상황을 감수했다”고 말했다.

민선 7기 슬로건인 ‘새바람 행복 경북’에는 그의 행정 철학이 담겨 있다. 신선한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면 도민 행복이 바람을 타고 온다는 뜻이다. 이 지사는 “경북의 미래를 개척하는 나침반”이라며 “공직사회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뚝심으로 밀어붙인 1년의 성과는 미래 성장 인프라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취임 초기부터 강조한 ‘경북형 일자리’는 첨단 산업과 관광 농업 복지 등의 분야에서 4만1256개를 창출했다. 직원들과 합심해 ‘기업하기 좋은 경북 만들기’에 주력한 결과 투자 유치는 70여 건, 4조8576억 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그는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문 닫는 자영업 등으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는 집계되지 않는 통계의 함정이 있는 게 현실”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도민들의 고단한 살림살이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송구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인구 감소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걱정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6월 발표한 소멸위험지수를 보면 경북이 0.55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지수가 1.0 미만, 즉 20∼39세 여성 인구가 65세 이상 고령인구보다 적은 상황이 되면 그 지역은 인구학적으로 쇠퇴위험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시군구 가운데 의성군이 0.15로 전국 최저치를 기록했다. 군위와 청송 영양 청도 봉화 영덕 등 7개 지방자치단체가 30년 안에 소멸하는 위험지역 전국 10위 안에 포함됐다.

이 지사는 “광역단체장이 인구 감소 추세를 한순간에 반전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끓는 물속 개구리처럼 지방 소멸의 길을 갈 순 없고 경북이 가진 잠재력을 다시 한번 폭발시킬 수 있도록 가용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의성군 안계면에 조성하는 ‘이웃사촌 시범마을’을 지방 소멸 극복의 모델로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하반기 국비 지원으로 청년 90여 명이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귀농한 청년들이 주거 의료 문화 복지 시설을 걱정하지 않는 복합 마을을 만들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농촌경제 활성화, 저출산 극복이라는 일석삼조 효과를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대구 경북의 미래는 통합 신공항 건설과 포항 영일만항 활성화에 있다는 게 이 지사의 확고한 신념이다. 그는 “경북은 1960년대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았고 1970, 8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성공적인 길을 걸었지만 세계화 시대에 나아가는 관문을 만들지 못해 지역 경쟁력이 계속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 신공항은 웅도 경북의 위상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핵심 인프라를 확보하는 시대적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영일만항은 중국 일본 러시아 등으로 진출하는 물류 중심 항만으로 경북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는 환동해 시대 신(新)북방경제 전략의 요충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경북도가 1년간 권위주의와 관료주의를 벗고 새롭게 정비된 것을 눈여겨봐 달라는 그는 “2년 차부터 더 큰 미래를 구상하고 실천하도록 업무 스타일을 실용 중심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