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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웨딩사진 찍고 물리치료… 농촌 웃게하는 ‘재능나눔’

입력 | 2019-07-03 03:00:00

‘재능나눔 대학생 캠프’ 익산서 개막




2일 전북 익산시 성당면과 용안면 일대에서 ‘2019 농촌재능나눔 봉사활동 대학생 캠프’가 시작됐다. 5회째를 맞은 올해에는 마을 주민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캠프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발대식을 가진 후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하는 ‘2019 농촌재능나눔 봉사활동 대학생 캠프’가 2일 시작됐다. 전국 32개 대학의 동아리와 학회, 협회 등 단체 소속 270여 명이 참여한 올해 캠프는 5일까지 전북 익산시 성당면과 용안면 일대 농촌마을에서 진행된다.

농촌 마을은 도시보다 고령화가 심하다. 교육과 의료 등 문화 서비스 또한 도시와의 격차가 상당히 크다. 농촌재능나눔 봉사활동 대학생 캠프는 이로 인해 침체된 농촌에 활력을 주기 위해 2015년 처음 실시됐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번 캠프에서는 재능을 기부하기만 하는 활동을 넘어 참가자 스스로 나눔의 가치를 깨닫고,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날 캠프 발대식에서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젊은이들의 재능 기부와 착한 열정을 통해 농촌에 활력을 심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나눔 활동 과정에서 젊은 세대들이 어르신들과의 교감을 통해 농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봉사활동 분야도 다양하다. 가장 많은 팀이 참여한 봉사활동 분야는 집 청소와 일손 돕기다. 10여 개 팀이 이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4개 팀은 마을을 꾸미기 위해 벽화를 그린다. 어르신을 대상으로 혈압과 혈당을 측정하거나 물리치료를 겸한 마사지를 하는 팀도 7개 팀이나 된다. 2개 팀은 두피 및 머릿결 관리와 네일아트 봉사 활동을 벌인다. 어르신은 물론 아이들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과학교실과 문화교실도 열린다. 올해 캠프의 경우 학회와 협회의 참여도 돋보인다. 한국농촌건축학회는 취약계층 가구를 위해 노후주택을 수리해준다. 대한약침학회는 한방물리치료를, 유디치과협회는 치과 치료를 제공한다.

대학생들의 봉사 활동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된다. 저녁에는 이와 별도로 참가자 대학생들이 마을 주민과 소통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대학생들은 각종 공연과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며 ‘이장님과 함께하는 마을탐방’ 행사도 갖는다.

주민들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한 프로그램 중에 특히 ‘리마인드 웨딩’이 눈길을 끈다. 어르신들에게 신부 화장을 한 뒤 실제 결혼식처럼 웨딩 사진을 촬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젊었을 때 가난 등의 이유로 결혼식을 미처 치르지 못했던 어르신들에게 잃어버린 결혼식을 되찾아주자는 취지다.

이 캠프를 포함해 농촌재능나눔 사업은 최근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크게 △지역공동체 및 경제활성화 △주민건강·복지서비스 확대 △주거생활 및 마을환경 개선 △교육·문화증진 기회 확대 등으로 나눠 5∼10월에 수시로 진행된다. 도시민 등의 다양한 재능과 인력을 활용함으로써 고령화 및 문화 격차로 침체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농식품부가 추진한 농촌재능나눔 활동에만 513개의 사회봉사 단체가 참여했다. 봉사활동은 전국 4457개 농촌 마을에서 이뤄졌으며 27만8418명의 농촌 주민이 혜택을 받았다. 농촌재능나눔에 대한 국민의 인식 수준도 상당히 개선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촌재능나눔에 대한 인지도는 2013년 19.2%에서 지난해 57.6%로 증가했다.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농촌재능나눔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