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동아일보DB
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댓글이 달리자 김 교육감은 연거푸 답변도 달았다.
“‘존재 자체’가 전북의 자존심이라고 확신하는 것이겠지요. 지역에서의 실질적 기여도는 그들이 알 바 아니고요.”
김 교육감은 상산고 지정 취소를 응원한다는 댓글에는 이렇게 답했다. “우리는 이 길을 가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네, 계속 갑니다” “욕심 없는 사람과 욕심 있는 사람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홍성대 상산고 이사장에 대한 글도 적었다. “우리나라 사학 경영자 중 홍성대 이사장님 정도로 학교에 많은 예산을 투입한 분은 계시지 않다. 이런 사례는 전무후무할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교육의 본질, 교육과정, 인재 양성의 개념, 자사고가 공교육에 끼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 저와는 정반대의 위치에 계시다. 다툴 때 다투더라도 저는 그분을 우리 지역의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적인 애정까지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지정 취소 위기에 처한 학교를 걱정하며 학생과 학부모가 플래카드를 건 것을 비아냥거리는 듯한 교육 수장의 모습은 아무리 개인의 페이스북 공간이라고 해도 읽기가 불편했다. 며칠 전 홍 이사장이 깊은 한숨과 함께 걱정을 토로한 일이 떠올랐다.
“내가 다 손떼고, 나중에 법적으로 할 거니까 두고, 절로 들어가는 게 낫지 않을까요? 내가 힘들어서가 아니고 이놈의 녀석들이 걱정돼서…. 학교 얘기가 연일 나오니까 애들이 일일이 신경을 써요. 곧 시험 기간이고 공부만 해야 되는 녀석들이. 쟤네가 무슨 잘못이에요.”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지정 취소가 교육감의 철학이고 의지일 순 있다. 하지만 이 결정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김 교육감이 깊이 고심해 봤는지 궁금하다. 교육감이라면 적어도 학생들의 그런 우려에 공감하려는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누군가 김 교육감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어찌 올라오는 글마다 상산고 죽이기뿐일까요? 교육감 업무의 전부인가요?” 김 교육감은 이 글에는 답변을 달지 않았다.
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