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충격→소득충격→통화충격… 현상태 유지땐 수렁에 빠질 위험”
대북제재 효과로 북한 경제가 ‘통화 충격’을 겪으면서 전면적인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국책연구기관이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석 연구위원은 2일 내놓은 ‘북한의 새 경제와 대북제재: 분석과 가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대북제재의 효과가 교역 충격, 1차 소득 충격, 통화 충격, 2차 소득 충격의 단계를 거쳐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런 전망은 현재 북한 경제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기본통화가 북한 원화가 아닌 달러와 중국 위안화라는 전제를 토대로 한 것이다. 이미 북한 내 시장에서는 달러가 화폐로서 주된 기능을 한다는 여러 증언과 징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북한 내 실질 통화가 달러라는 것은 그만큼 북한 경제가 대외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 들어서는 대북제재의 여파로 북한에 달러 공급량이 줄면서 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를 통화 충격 현상으로 풀이했다. 현재와 같은 대북제재가 유지되면 북한 경제는 경제 활동 위축이 불가피해 추가적으로 소득이 줄고, 결국 경제 자체가 위험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북한이 제재를 피할 별도의 수단을 마련하지 못하면 경제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