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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비너스 격파, 꿈은 아니겠지”… 15세 소녀의 반란

입력 | 2019-07-03 03:00:00

윔블던 최연소 출전 가우프… 39세 최고령과의 1회전 완승
“그녀 보고 테니스 시작” 감격… 비너스 “모든 면에서 날카로워”
권순우는 세계 9위에 1-3 패배




자신도 믿기 힘든 승리 예선을 통과하고 윔블던 테니스 본선 무대를 밟은 역대 최연소 선수 코리 가우프(미국)가 2일 영국 런던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여자단식 본선 1회전에서 여자 테니스 최고의 베테랑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를 2-0으로 이긴 뒤 자신도 놀랐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비너스와 세리나 윌리엄스 자매를 우상이라고 언급했던 가우프는 경기 직후 비너스로부터 “모든 면에서 나보다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런던=AP 뉴시스

‘15세 vs 39세, 최연소 vs 최고령, 세계랭킹 313위 vs 44위.’

세계 최고 권위의 윔블던 테니스대회 본선 1회전에서 만난 코리 가우프와 비너스 윌리엄스(이상 미국)의 맞대결을 수식하는 표현은 다양했다. 가우프는 “내가 테니스 라켓을 들게 한 사람과의 만남”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평소 언니 비너스와 동생 세리나 윌리엄스(37)를 우상으로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우상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가우프는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코리 가우프와 경기를 하며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는 비너스 윌리엄스(미국). 런던=AP 뉴시스

가우프는 2일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여자단식 본선 1회전에서 베테랑 비너스를 2-0(6-4, 6-4)으로 완파했다. 2004년 3월 13일생인 가우프는 만 15세 3개월로 프로 선수들의 그랜드슬램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윔블던 예선을 통과한 가장 어린 선수로 기록됐다. 가우프가 태어나기도 전인 2000년과 2001년 윔블던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비너스는 이후에도 세 차례(2005, 2007, 2008년)나 더 윔블던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비너스는 “코리는 모든 것을 잘했다. 서브도 좋았고 움직임도 좋았다. 나보다 날카롭게 코트에 공을 찔러 넣었다”며 승리를 축하했다.

가우프의 테니스 경력은 ‘최연소 행진’이라 부를 만하다. 7세에 테니스를 시작한 그는 13세였던 2017년 US오픈 주니어 여자 단식 결승에 오른 최연소 선수가 됐다. 이듬해 프랑스오픈 주니어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가장 어린 나이에 주니어 랭킹 1위에 오른 선수가 되기도 했다. 현재 그의 주니어 랭킹은 7위다.

조지아주립대 농구팀의 포인트 가드 출신 아버지와 플로리다주립대에서 체조, 육상을 전공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가우프는 최고 시속 187km 서브와 안정적인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구사한다.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이름(Corey)을 따서 딸(Cori)의 이름을 지었다. 그는 딸이 테니스를 시작한 7세 때부터 코치 역할을 도맡았다.

한편 한국 테니스 샛별 권순우(22·당진시청·125위)는 1회전서 세계랭킹 9위 카렌 하차노프(러시아)에게 1-3(6-7<6-8), 4-6, 6-4, 5-7)으로 아쉽게 졌다. 세계 랭킹 100계단 이상 차이가 나는 상대를 맞아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던 권순우는 1세트부터 타이브레이크 접전을 펼치는 등 선전했다. 신장이 180cm인 권순우는 198cm인 하차노프를 상대로 서브 속도에서 오히려 앞서는 등(권순우 최고 시속 212km, 하차노프 209km) 가능성을 보였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