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오산시청에 설치될 예정인 ‘오산 버드파크’ 조감도.
버드파크 사업은 내년 3월까지 ㈜경주버드파크가 시청 서쪽 민원실 2층 옥상에 3개 층(3984m²)을 증설해 동식물 체험교육학습장을 짓는 프로젝트다. ㈜경주버드파크는 경북 경주 보문단지에 비슷한 시설을 운영해 연간 관광객 50만 명 이상을 유치했다.
오산시는 2018년 11월 ㈜경주버드파크가 85억 원을 들여 시설을 지은 뒤 최대 20년 동안 운영하고 시에 기부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시는 청사 활용도를 높이고 가족 단위 시민들에게 이색적인 체험공간을 제공하며 인근 상권도 일으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산 버드파크는 현재 건축 설계를 마치고 구조 보강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역 소상공인과 어린이집 관련 단체는 버드파크 설립에 반색했다. 오산 운암뜰연합상가번영회 등 8개 단체는 지난달 24일 성명서를 내고 “오산 버드파크가 생기면 어린이 교육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근 대도시 사람들도 오게 해 지역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설에 인파가 몰릴 경우 예상되는 교통 혼잡과 주차난, 안전문제 등을 이유로 일부 시민단체와 지역 정치인 등이 반대하고 나섰다. 급기야 주민 100여 명은 2일 오후 6시 시청 앞 광장에서 ‘적폐청산 총궐기대회’를 열고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총궐기대회에는 이권재 자유한국당 오산시 당협위원장과 이규희 바른미래당 오산지역위원장, 이익규 정의당 오산시위원장 등 지역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주민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며 “(시설 완공 이후) 대형버스가 자주 오가면 교통이 혼잡해지고 안전문제가 발생하는 데다 주차난도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정 민간기업에 과도한 혜택을 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권재 위원장은 “공공자산인 시청사에 민간 투자로 유료 관광시설을 짓는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며 “‘버드파크 검증단’을 구성해 환경 및 교통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산시 관계자는 “버드파크가 개장하면 하루 적정 인원으로 방문객을 제한하는 등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민간 기업이 시설을 짓고 기부하는 조건으로 운영하는 것은 관련 법에 따라 가능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