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미래다] <17> 이랜드 ‘에너지 상황실’의 힘
지난달 28일 서울 금천구 범안로 이랜드 에너지 관리 통합 상황실에서 강영재 이랜드서비스 에너지솔루션팀 실장(오른쪽)이 120개 매장의 에너지 사용량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에너지 관리 효과로 매장 수가 2012년 70개에서 2017년 120개로 늘어나는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23만9628t에서 18만6521t으로 22% 줄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화면에서 ‘NC백화점 강서점’을 클릭하자 전기, 가스, 수도, 스팀 사용량을 비롯해 화재감지기, 발전기, 배수장치 등의 작동 현황까지 상세하게 나타났다. 연월일 단위로 지점별 에너지 사용 보고서를 작성해 전년 동기와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강영재 이랜드서비스 에너지솔루션팀 실장은 “층별 고객 집중도에 따라 에어컨 온도를 달리하고, 최대 사용량 기준을 둬 에너지가 과도하게 사용되는 것을 예방하고 있다”며 “특이사항이 발견되면 현장에 직원을 즉시 투입하고 연 4회에 걸쳐 매장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당초 노후화된 건물의 안전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통합 상황실을 계획했다. 이때 환경 보호 운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2013년부터 친환경 경영에 본격적으로 투자했다. 2014년 에너지 관리 통합 상황실을 구축하면서 ‘매장별 에너지 목표 관리제’를 실시했다. 이철 에너지솔루션팀 팀장은 “에어컨을 덜 사용해도 고객이 더 쾌적하게 느낄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탈의실, 엘리베이터 앞 등 고객이 더위를 많이 느끼는 곳으로 바람을 보내는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매장에서 사용되는 조명 2만4000여 개를 저전력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로 바꿔 연간 14억5000만 원의 전기료를 절감했다. 이를 통해 연간 2113t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게 됐는데 이는 소나무 1만5000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효과다.
2017년부턴 공장에서 만든 옷을 매장으로 이동할 때 사용하던 플라스틱 옷걸이도 없앴다. 옷이 최대한 덜 구겨지는 포장 방식을 개발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
자연 생태계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7년 뉴발란스가 동물 털 사용을 금지하기로 한 이후 다른 패션 브랜드에도 적용하고 있다. 매년 이랜드에서 사용하던 동물 털을 개체 수로 환산하면 라쿤 3만1200마리, 양 19만6100마리, 여우 6800마리, 토끼 13만4500마리에 달했다. 이랜드는 동물 털을 인공 털로 모두 대체할 방침이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