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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L 넘어가면 안되나” 트럼프, 文대통령에 질문… 文 “김정은 손잡고 가시라”

입력 | 2019-07-04 03:00:00

[靑이 밝힌 판문점회담 뒷얘기]
金, 남쪽 넘어와 文대통령 손잡고 “고맙다” 말하며 잠시 대화 나눠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열린 제3차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 간 만남과 관련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쪽으로 와서 남북미 정상이 자유의 집 계단을 올라갈 때 문 대통령의 손을 꼭 잡고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잠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관계자는 세부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은 대화 내용은 전하지 않는 게 관례라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요청하고, 판문점에서의 북-미 정상 간 세 번째 만남을 가능하게 한 점에 감사를 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청와대는 북-미 정상이 만나기 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나눈 대화 내용도 소개했다. 자유의 집에서 김 위원장을 기다리던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MDL을 가리키며 “선을 넘어가면 안 되느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악수하고 손을 잡고 넘어가시면 괜찮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의전 책임자와 (판문점 회동 방식에 대해) 아무런 상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변 아무에게도 의논하지 않고, 미국 의전팀도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MDL을 넘어도 되는지 문 대통령에게 물었고,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MDL을 넘어가겠구나’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만나서도 “내가 이 선을 넘어도 됩니까”라고 물었고, 김 위원장이 “각하께서 한 발자국 건너시면 사상 처음으로 우리(북측) 땅을 밟는 미국의 대통령이 되십니다”고 답하자 MDL을 넘어갔다.

한편 청와대는 당시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 간 별도 회동이 준비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아닌 것으로 안다. 이미 상황이 다 정해져 있는데 굳이 또 다른 회동을 준비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