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북미회담 직후 비공개 브리핑 ①대량살상무기 동결 ②비핵화 최종단계 정의 ③로드맵 논의 평양 연락사무소 등 ‘보상’ 제시… “비핵화 전엔 제재해제 관심없다”
지난달 30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을 다녀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왼쪽부터)이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평택=뉴시스
미 인터넷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지난달 30일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이 종료된 뒤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비공개 브리핑을 갖고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원하는 것으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완전 동결 △‘비핵화 최종단계(end state)’ 정의 △로드맵 논의를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노이 결렬’ 당시 북한에 요구했던 것과 대부분 같은 것이다.
비건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WMD 프로그램의 완전한 동결이다. (핵물질 및 무기 등을) 그만 좀 만들라는 것(stop making things)”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것은) 비핵화 ‘최종단계’에 대한 개념과 이를 바탕으로 한 (비핵화) 로드맵의 논의”라고 말했다. 핵동결을 거론했지만 실무협상 시작의 전제조건으로 국한한 만큼 최근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촉발된 트럼프 행정부의 ‘핵동결 선회설(說)’과는 결이 다른 것이다. 실제로 비건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가 ‘완전한 비핵화’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에 새로운 실무협상 대표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선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낸 김명길 전 베트남주재 북한대사와 리동일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 등을 거론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누가 되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지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