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정지 반복하다 승객 신고로 잡혀… 기사 “전날 음주, 술 깬줄 알아” 혈중알코올농도 면허취소에 해당… 운수업체, 배차전 측정규정 안지켜 경찰, 해당기사 기소의견 檢 송치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날 술을 마셨지만 잠을 충분히 자 술이 깬 줄 알았다”고 말했다. B 씨는 오전 4시 40분경 서울 송파구의 한 차고지에서 버스를 배차받은 뒤 풍납1동 동아한가람아파트 정류장을 출발했다. 이후 붙잡힐 때까지 50분간 15km가량 버스를 몰며 38개의 정류장을 지났다. B 씨는 “전날 오후 4시부터 동료들과 술을 마셨다. 소주 1병 정도를 마시고 일찍 잠에 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B 씨가 소속된 운수업체는 B 씨가 차량을 배차받을 때 음주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운수업체는 운행 전 운전사의 음주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기록에 남겨야 한다. 음주 상태로 확인되면 운행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한 업체는 사업자 면허가 정지·취소되고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강남경찰서는 해당 운수업체에 대한 행정처분을 위해 서울시에 알렸다. 운수업체 관계자는 “버스 기사들이 ‘술 냄새도 안 나는데 왜 측정하냐’고 음주 측정을 거부하기 일쑤다”라며 “강제로 측정할 수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B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한 뒤 지난달 28일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로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배차 전 차고지에서 음주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가 생략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음주운전 단속 기준 강화를 계기로 택시와 버스 등 대중교통 운전사에 대해서도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