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 반까지 연장보육 어린이집
3일 오후 서울 동작구 로야어린이집 연장반에 등록된 아이들이 기본반 하원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5시 35분까지도 보육교사의 돌봄을 받고 있다. 연장반은 오후 7시 반까지 이어진다. 연장반 원생 22명 중 20명이 맞벌이 가정 자녀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연장보육은 개정된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올 5월부터 시범 운영하는 사업이다. 보육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는 기본반과 오후 4시부터 7시 반까지 하는 연장반으로 나눠 운영하는 제도다. 하원시간이 훨씬 지나 부모의 퇴근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리러 갈 때마다 ‘눈치’를 봐야 하는 맞벌이 부부의 고충을 덜고 한두 명씩 남는 아이를 돌보느라 장시간 근무하는 보육교사의 쉬는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됐다.
보육교사들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찾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에는 퇴근을 해도 집에서 아이들 생활일지 작성 같은 잔업을 하는 경우가 흔했는데 연장반 덕분에 ‘가욋일’이 사라진 것이다. 기본반을 맡고 있는 표경리 교사는 “연장반 전담 교사가 있기 때문에 기본반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수업을 준비할 시간도 더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교사 수급은 풀어야 할 과제다. 연장반 교사는 근무시간이 4시간에 불과해 임금 수준이 낮은 편이다. 근무시간도 선호도가 떨어지는 오후 늦은 시간이다. 이순월 로야어린이집 원장은 “현재 연장반 교사들은 재취업하는 40, 50대인 경우가 많다”며 “잦은 이직이 없도록 처우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장반 운영이 전면 시행되기까지는 예산 확보를 비롯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전국 모든 어린이집에 연장반 전담 교사가 1명씩 근무해도 약 4만 명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3월부터 연장반 필요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복지부 이윤신 보육사업기획과장은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연장반 운영 교사 배치 계획과 단계적 확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최경원 인턴기자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