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를 배우던 아라벨라는 같은 해 초 가족파티에서 빨간 치파오를 입고 당시(唐詩) 를 암송하며 재롱을 떨었는데 이방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이 영상이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화제가 됐다. 동영상은 14초에 불과했지만 중국 주요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주 부부장은 미국의 대중 무역 강경노선이 지속되면 미국도 3년 내 경기침체에 빠지고 500만 개의 일자리가 줄 것이라면서, 양국이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아라벨라의 동영상을 소개한 것이다.
▷중국 신화통신이 한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품목 수출 규제에 대해 “양패구상의 우려가 있다”고 논평했다. 양패구상은 사냥개가 토끼를 쫓다 둘 다 지쳐 죽었다는 견토지쟁(犬토之爭)에서 유래한 고사성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이 일본에도 자기 발등을 찍는 자충수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수준 낮은 지도자는 멀리 보기보다는 당장의 정치적 유불리로 결정을 내린다. 그 뒷감당은 국민이 떠안아야 한다. 한일 간에는 쉽게 풀기 힘든 과거사가 있지만, 협력해야만 하는 현실도 있다. 경제·안보적으로 한국이 타격을 받으면 그 여파는 일본에도 고스란히 전가된다. 양패구상을 우리식으로 말하면 ‘너 죽고, 나 죽자’다. 그걸 막아야 하는 정치가 그걸 만들고 있다.
이진구 논설위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