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규 DGB자산운용 대표이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방선희아카데미에서 방선희 감독(왼쪽)의 지도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방선희아카데미 제공
양종구 기자
방 감독은 “이 대표는 평소 관리를 잘해 기본 체력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달림이처럼 달리기만 해 몸이 불균형한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방 감독의 진단은 다음과 같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지구력 훈련만 한다. 많이 달리면 심폐지구력과 자주 사용하는 하체 근육 등은 발달하지만 상대적으로 몸의 가동능력이 떨어진다. 가동능력은 유연성이라 하는데 구체적으로 근육과 관절이 최대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다. 방 감독은 “운동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스트레칭 체조나 관절 돌리기 등을 제대로 하지 않고 시작한다. 장거리를 달리거나 심한 운동을 한 뒤에도 정리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몸에 불균형이 오게 되고 운동의 역효과도 나타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했는데 몸이 더 피곤해지고 운동도 지지부진해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방 감독으로부터 달리기의 자세 교정은 물론 기본 체력요소인 심폐지구력과 근력, 유연성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가장 중점을 둔 게 유연성. 다양한 스트레칭 체조와 기구를 활용한 체조법 지도를 받았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후 충분한 체조는 기본. 근력은 하체 복근 상체 등 코어를 키우면서 달리는 데 도움이 되는 잔근육도 키워줬다. 이 대표는 “어느 순간 피곤한 게 사라졌다. 잔부상도 없어졌다. 지금도 풀코스를 3시간40분대에 즐겁게 완주한다”고 말했다. 풀코스 최고 기록이 3시간17분인 그는 매일 10km를 달리며 연 2회 풀코스를 완주하고 있다.
운동을 할 땐 그 기능을 수행할 충분한 근력도 필요하다. 김용권 교수는 “우리 몸은 움직일 때 주동근과 길항근이 상호 작용하는데 이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달릴 때 다리를 들어올리는 대퇴사두근이 주동근, 무릎 관절을 축으로 뒤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늘어나면서 잡아주는 햄스트링이 길항근이다. 모든 운동은 이렇게 주동근과 길항근으로 움직인다. 김 교수는 “주동근은 자주 쓰기 때문에 근력이 유지되거나 더 세지는데 길항근은 따로 근력을 키우지 않으면 발달하지 않는다. 마라토너나 축구선수에게 햄스트링 경련이 일어나는 이유가 햄스트링 단련 훈련을 따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정 운동을 오래 즐기려면 관절의 가동범위를 넓히고 근육을 조화롭게 발달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처럼 전문가의 처방을 받아 다양한 체력요소를 키우면서 운동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운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세계 6대 마라톤(보스턴 뉴욕 시카고 런던 베를린 도쿄) 완주가 목표인 이 대표는 “죽기 직전까진 달리기 위해 체계적인 관리를 계속 받을 계획이다. 그래야 계속 또 다른 목표를 잡아 도전하며 즐겁게 살 수 있다”며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