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 사고 경위 함구하던 러 당국, 이틀 지나 “생존자 있다” 밝혀 러 언론 “심해서 스파이 활동 추정”… 일각 “美 잠수정과 교전” 음모론도
AP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일 러시아 북서부 바렌츠해에서 심해 연구를 수행하던 잠수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조원 14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해당 잠수정이 사고 당시 해저와 주변 해양에 관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러시아 언론 RBC 등은 국방부 발표와 달리 해당 잠수정이 심해에서 특수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핵 잠수정 AS-12라고 보도하고 있다. 외신들은 AS-12가 최대 25명까지 탑승할 수 있고 2003년부터 스파이 활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또 해당 잠수정은 심해에서 적의 통신망을 찾아내 케이블을 파괴하고, 기밀 장비를 인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87년 냉전 시절 미국과 옛 소련이 체결한 군축협약인 중거리핵전력폐기(INF) 중단 법안에 서명했다. 미국이 2월 “러시아가 INF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며 이행 중단을 선언한 지 약 5개월 만에 냉전 시대 군비 경쟁 종식의 상징과 같은 조약이 양측에서 모두 중단됐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