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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수업 받고 시티투어 하며 역사공부… 이번 방학은 알차겠네!

입력 | 2019-07-04 03:00:00

풍성한 여름방학 교육 프로그램




초여름 날씨를 보였던 올 5월 29일 광주 서구 풍암호수공원으로 체험학습을 나온 어린이들이 장미원 분수대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방학 동안 데리고 다닐 곳이 마땅치 않네요. 학원 뺑뺑이만 하긴 아쉽고….”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엄마 김지윤(가명·33) 씨는 올해 처음 맞는 아이의 여름방학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학교 다닐 때는 오전 9시부터 점심 무렵까진 학교에서, 나머지는 방과 후 교실과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했지만 당장 방학이 되고 나면 그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난감해서다. 김 씨는 “이왕이면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갑자기 주어진 많은 여가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알찬 활동으로 채우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중요하다. 평소라면 접하기 어려운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자 모자란 체력이나 교과목 지식을 여유롭게 보충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초등 5학년 아들을 키우는 학부모 박모 씨(37)는 “계획 없이 방학을 맞았다가 아이가 스마트폰에만 빠져 지낸 적이 많다”며 “이번 여름방학에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찾아 함께 다닐 계획”이라고 말했다.

○ 독서·토론 풍성 지역 도서관

방학 동안 자녀가 책을 많이 읽기를 바라는 학부모라면 동네 도서관의 독서지도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게 좋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서 토론하기, 서평 쓰기처럼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산출물을 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 여름방학을 맞아 관할 22개 도서관 및 평생학습관에서 독서교실을 운영한다. 강남구 개포도서관에서는 26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북적북적(BOOK적 BOOK적) 명작멘토’라는 이름 아래 ‘현진건 단편소설 읽기’를 진행한다.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에 모여 ‘고향’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 등 현진건의 유명 작품에 대한 독서 전문강사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비판적 시각과 토론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종로구 사직동 어린이도서관에서는 22일부터 25일까지 책을 읽고 직접 서평을 써보는 ‘디딤돌 서평교실’이 열린다. 초등학생은 참가할 수 없으며 중학 1학년∼고교 1학년 대상으로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구로구 고척도서관에서는 24일부터 나흘간 ‘북세통(Book+세상의 통로) 독서 디베이트’ 프로그램을 통한 토론강좌를 연다.

○ 진로 탐색해 보는 이색 체험도

방학을 활용해 자녀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진로를 미리 살펴볼 수 있는 활동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학기 중에는 교과목 학습에 집중하느라 진로와 적성을 가늠해볼 심리적 여유가 없지만 방학에는 시간 여유를 충분히 갖고 진로 계획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적성을 파악해볼 수 있다.

도래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많은 학부모의 관심을 모으는 ‘컴퓨터 코딩 수업’이 대표적이다. 코딩이란 컴퓨터 언어를 통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활동을 의미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발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컴퓨터 언어를 암기하는 것만이 아니라 개발 작업의 논리적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봉구 도봉도서관에서는 30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7시 반∼9시 반 ‘한여름 밤의 코딩교실’을 개최한다. 컴퓨터 언어를 활용해 그림판이나 퀴즈게임 프로그램 등을 만들고 ‘짝수 판별하기’ ‘버튼으로 멍멍이 조종하기’ 같은 기술도 구현하는 법을 배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코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참가비도 무료여서 인기가 많은 편”이라며 “선착순 모집이라 조기 마감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서대문구 서대문도서관에서는 29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연극 치료 수업을 한다. 어린이도서관에서는 6일부터 ‘역사 따라 도시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교과서에 등장하는 역사 공간을 직접 답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처럼 다양한 체험학습은 학교에서 배웠던 지식을 넓혀 더 큰 호기심을 갖도록 자극한다는 점에서 방학 중 활동으로 제격이다. 장형심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기 중 수업은 주입식이나 교과 위주의 교육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방학 중 체험학습을 통해 기존 교육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