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대법원 배상 판결을 이끌어 낸 피해자들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대해 강하게 성토하며 일본제품 불매 운동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받은 김재림(89) 할머니는 4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이 사과는 하지 않고 오히려 보복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전남 화순의 한 초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1944년 미쓰비스 군수공장에 끌려간 김 할머니는 군용 비행기의 부속품을 깎는 일 등을 했지만 끼니도 먹지 못하는 상태에서 월급마저 받지 못한 채 고향으로 돌아왔다.
김 할머니는 “일본의 전범기업은 너무나 많은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고 희생으로 성장했다”며 “그런 것을 무시하고 오히려 얄미운 행동을 하고 있어 분하고 억울하다”고 강하게 말했다.
또 “일본 정부와 기업이 바라고 있는 것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모두 죽는 것이다”며 “당시를 증언해 줄 사람이 사라지기를 원하니까 버티는 것 아니겠느냐”고 이야기했다.
이어 “고생을 하고 희생을 했는데 인간이라면 사리를 알아야 하는거 아니겠느냐”며 “현재까지 살아있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진짜 숙원은 조금이나마 배상을 받아 내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 승소 판결을 이끌어 낸 양금덕 할머니는 “정부가 강력하게 일본 정부에 요구했으면 한다”며 “법적인 근거가 있고 피해자들이 그날의 기억을 뚜렷하게 갖고 있는데 한국정부가 망설일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한국의 대법원 판결이 나와 강제지용 피해자들의 억울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렸는데 일본 정부가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고 있어 분통이 터진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을 계획하고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며 “한국 정부도 강력하게 일본 정부에 항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