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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에 ‘인터넷’ 제안했던 손정의, 文에겐…“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I”

입력 | 2019-07-04 17:22:00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News1


 과거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초고속인터넷을 제안하는 등 한국이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핵심 조언을 했던 일본 IT기업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일본명 마사요시 손)이 이번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인공지능(AI)’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을 상용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에 집중 투자하려는 문 대통령은 손 회장의 이같은 조언에 크게 감명했다.

4일 손정의 회장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만났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등 비서진도 배석했다.

김 실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의 접견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손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하며 “손 회장에게 여러 조언을 듣고 한국 정부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후 회의에서는 손정의 회장이 AI와 4차 산업혁명, 5G에 대해 강연을 진행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강연에서 손 회장은 “세계는 인터넷 시대를 거쳐 AI 시대를 맞았다”면서 “한국이 초고속인터넷에서 세계 1등을 하며 정보통신 강국으로 거듭났지만 현재 AI는 다소 늦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며 교육, 정책, 투자, 예산 등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전폭적 육성을 제안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손 회장은 우리나라의 AI 기술이 미국이나 중국보다 수년정도 뒤져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며 모바일 고속도로를 갖춘만큼 AI 기술로 세계에 한국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과거에도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을 만나 충정어린 조언을 남겼고, 이를 기반으로 수립한 정책들은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됐다.

실제 손 회장은 지난 1997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방한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를 맞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묘안을 요청했고, 손 회장은 이에 화답해 “첫째도 브로드밴드, 둘째도 브로드밴드, 셋째도 브로드밴드”라며 ‘초고속인터넷’을 통한 IT 경제를 일으키라고 조언한 바 있다. 또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온라인게임 산업육성을 조언했다.

김 대통령은 이 조언을 받아들여 정부 주도로 초고속인터넷을 전국에 상용화 하는데 주력했고, 이후 구제금융을 받던 나라에서 ‘IT 강국’으로 화려하게 재탄생하는데 성공했다.

손 회장 역시 당시 일화에 대해 “한국의 산업혁명이라 할 수 있는 ‘새마을 운동’ 당시 전국에 고속도로가 깔리면서 산업의 숨통이 트이고 물류 혈맥이 뚫린 것처럼 21세기를 앞둔 그 시점에서 한국에는 ‘정보 고속도로’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었기에 김 전 대통령에게 ‘브로드밴드’의 중요성을 조언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번에 손 회장은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묘안으로 ‘AI’를 제시한 것이다.

손 회장은 현재 전 세계 IT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100조원 규모로 조성한 ‘소프트뱅크비전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AI 기술이 향후 글로벌 경제 패권을 다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보기 때문에 소프트뱅크도 AI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손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특히 한국의 5G 인프라 위에 실력있는 AI 벤처기업이 탄생한다면 비전펀드를 통해 기꺼이 투자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 장관은 “대통령을 위시해 장관들도 손 회장의 강연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하며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한 5G 기술을 활용해 AI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또 AI를 키우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이 중요한데 이와 관련한 각종 규제나 사생활 침해 문제 등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손 회장에게 많은 질문을 했고 토론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