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특사 구명 "건강 아주 좋다"...아버지 "아들, 좋은 대우 받아"

북한에서 억류됐던 호주 유학생 알렉 시글리(29)가 풀려나 베이징을 거쳐 일본에 도착했다고 닛케이 신문과 AP 통신 등이 5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시글리는 이날 그의 구명을 위해 스웨덴 정부가 평양에 파견한 켄트 롤프 마그누스 해슈테드 특사와 함께 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현재 자신의 상태에 대해 “아주 좋다”고 밝혔다.
비교적 편안한 모습으로 베이징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시글리는 평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나는 괜찮다. 나는 (상태가) 좋다. 아주 좋다”고 말했다.
시글리는 일본인 아내인 모리나가 유카가 있는 도쿄의 나리타(羽田) 공항으로 이동했다.
그는 지난달 하순 북한 당국에 끌려가 수용소에 감금된 것으로 보이는데 구속 이유와 상세한 상황은 확실하지 않다.
다만 북한이 시글리를 조기에 석방한 배경으로는 6월30일 북미 정상회담으로 비핵화 협상 재개가 임박한 가운데 국제 여론의 악화를 피하려는 속셈이 있다는 분석이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시글리가 석방돼 중국에 있다고 밝혔다. 모리슨 총리의 발표는 시글리가 구금됐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해준 것이다.
호주는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지만 서로 대사관을 설치하지 않아 평양의 스웨덴 대사관이 제한적인 영사 지원을 하고 있다.
앞서 호주 정부는 시글리의 신변 문제와 관련해 스웨덴에 협조를 요청했다. 해슈테드 특사는 방북해 2일 리용호 외무상, 3일에는 북한 노동당에서 외교를 관장하는 리수용 부위원장과 만났다.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조선문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시글리는 트위터로 현지 사진 등을 전송하곤 했다.
시글리는 24일 트위터 경신을 끝으로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신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