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6자 참여 경험 있는 ‘대미통’
미 자유아시아방송(RFA), 복수의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미국 측에 새로운 실무협상 대표 명단을 통보했고 미국은 신임 북측 실무협상 대표를 김명길 전 대사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사는 2006∼2009년 북핵 6자회담 당시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로 회담에 참여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 최선희 제1부상과 오래 손발을 맞췄고 대미 업무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베트남 주재 북한 대사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도착 및 대사관 방문을 영접했다. 부임 3년 8개월 만인 4월 평양으로 돌아왔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3일(현지 시간) RFA 인터뷰에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미국 실무협상 책임자를 기존의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성 소속 인사로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베트남 대사가 실무협상 상대로 적격”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밀려나고 외무성 수장인 리용호 외무상이 미북 협상을 이끌되 경력이나 직급을 고려했을 때 김 전 대사가 실무를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스 국장은 김 전 대사의 협상 범위와 결정권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반적 대미 외교 전략을 구상하는 사람은 직급이 더 높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소장은 RFA에 “최선희 제1부상이 비건 대표의 협상 상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