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7.3/뉴스1 © News1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총수들과의 개별 면담을 추진 중이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및 경제 정책 운용과 관련해 재계와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받겠다는 취지로 읽히지만 정작 재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5일 재계에 따르면 김 실장과 홍 부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과 각각 만나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상조 실장 측으로부터 최근 연락이 온 것은 맞다”라면서도 “홍남기 부총리로부터는 별도 연락은 없었다. 다만 언론 보도를 보면 두 분이 함께 5대 그룹 총수를 개별적으로 만나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정책실장과 홍 부총리기 함께 만나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며 “이미 오늘(5일)이 금요일이라 이번 주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번 재계 총수와의 면담 추진은 최근 일본의 대한국 소재 수출 규제 발표 이후 관련 대책을 함께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정책실장은 지난 3일 당·정·청 회의에서 “5대 그룹에 직접 연락해 정부와 재계가 소통, 협력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하고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서비스산업총연합회 초청 강연회에서 강연 후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19.7.5/뉴스1
홍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서비스산업총연합회 초청 조찬 강연에 참석, ‘5대 대기업 총수 및 김상조 정책실장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취지의 취재진 질문에 “청와대와 조율한 다음에 말하겠다”면서도 “못 만날 이유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회동의 목적이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것인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일본 문제에 관해서는 정부가 면밀하게 대응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상대방이 있는 거니까. 말을 아끼겠다”고 답했다.
경제정책을 이끌어가는 투톱인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부총리가 손을 내밀었지만, 재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에서는 총수가 아닌 전문경영이 대신 면담에 참석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만큼 이번 만남이 절실하지 않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치, 외교적 갈등 때문에 경제산업계가 피해를 보게 생겼는데 일본과 문제를 풀려는 움직임은 뚜렷이 안 보이고 이제 와서 만나서 무엇을 논하자는 것인지 솔직히 내키지 않는다”며 “얼마 전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말한 것처럼 정치와 경제를 제발 좀 분리해서 정책 방향을 잡았으면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