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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자민당 ‘對韓 수출규제, 선거유세 때 강조하라’ 전략 내놔”

입력 | 2019-07-06 03:00:00

[한일 강대강 충돌]日언론 “참의원 선거 이슈로 부각”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집권 자민당이 4일부터 시작된 3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선거에 활용하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소비세 인상 등 자민당 정책에 대한 야권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내치’가 아닌 ‘외교’를 통해 선거 승리를 달성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숙원 사업인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전쟁 가능한 국가’로 변신하려면 이번 선거에서 전체 248석 중 개헌에 필요한 3분의 2(164석) 이상을 얻어야 한다.

○ ‘한국 보복’이 선거 카드로


5일 마이니치신문은 하루 전부터 시작된 선거 유세에서 자민당이 후보자나 관계자들에게 ‘연설을 하거나 유권자들을 만날 때마다 이번 수출 규제 강화를 언급하라’는 취지의 조언을 내놨다고 전했다. 한 자민당 간부는 마이니치에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뒤집고, 4월 세계무역기구(WTO)의 판결에 따라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를 계속하는 한국에 대한 여론이 강경하다. 이번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자민당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의 관련 질의에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잘 모른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5일 후지뉴스네트워크스(FNN) 보도에 따르면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하루 전 BS후지방송에 출연해 “(한국으로 수출된 화학물질의) 행선지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사안이 발견됐다.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자민당 간부는 “해당 품목이 한국을 거쳐 북한의 화학무기 개발에 이용되는 등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도 연일 “사태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며 ‘한국 때리기’에 나섰다. 그는 4일 NHK방송에 등장해 “징용 문제 등 양국 관계 개선에 관한 ‘공(볼)’은 지금 한국에 있다”고 했다. 3일 밤에는 TV아사히에 나와 “(한국과의) 국제 약속이 백지화됐다”고 했고, 같은 날 오전에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에는 우대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재무성이 전국 세관에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에칭가스(고순도 산화불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수출 규제 품목에 대한 수출 허가를 담당 부처인 경제산업성으로부터 잘 받고 있는지 점검하라’는 문건을 보냈다고도 보도했다.

○ 갈등의 새 뇌관, 화해·치유재단


양국 갈등의 새로운 뇌관도 등장했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2015년 양국 합의에 따라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의 지원 사업을 수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이 해산등기 절차를 마무리하고 공식 해산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재단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달 17일 해산등기 신청이 이뤄졌고 이달 3일 완료 통지가 재단 측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거세게 반발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 부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국가 간 합의는 정권이 바뀌어도 책임 있게 시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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