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6일 최종 등재됐다. 이번 등재로 우리나라는 모두 14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서원이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됐다”고 이날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한국의 서원은 “오늘날까지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되고 있는 한국의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이자, 성리학 개념이 한국의 여건에 맞게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등재 요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서원은 경북 영주 소수서원을 비롯해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대구 달성 도동서원, 경남 함양 남계서원, 전북 정읍 무성서원, 전남 장성 필암서원, 충남 논산 돈암서원 등 9곳이다.
서원은 조선시대 사립 고등교육 기구로, 지성의 요람이자 성리학 발전의 중심지였을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교육과 문화, 여론의 구심점이었다. 현재 한국에는 이번에 등재된 서원 9곳을 비롯해 670여 개의 서원이 있다. 중국에도 서원이 있지만 제향(祭享) 기능이 없고, 과거에도 정부 중심으로 운영되는 관료 배출 학원에 가까웠다고 평가된다.
국가브랜드위원장 시절인 2011년부터 서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앞장서 온 이배용 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은 바쿠에서 본보와 전화 통화를 하고 “이번 세계유산 등재로 바른 인성을 키워내고, 따듯한 공동체 사회를 지향하는 서원의 교육 이념과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철학이 현대에도 울림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원 실사를 나온 전문가들을 비롯해 세계 각국 인사들이 서원을 보고 실제 감동을 많이 했다”면서 “우리나라가 선진문화국가의 전통과 품격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도 뜻 깊다”고 말했다.
이번 서원의 문화유산 등재는 재도전 끝에 이룬 것이다. 문화재청은 3년 전인 2016년 4월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반려(Defer)’ 의견에 따라 세계유산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지금까지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나라의 세계유산은 ‘한국의 서원’을 비롯해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화성,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조선왕릉,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 남한산성, 백제역사 유적지구,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등 문화유산 13건과 자연유산 1건(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