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단계 개발 시작해 2023년 완료 지난해 3월 공동주택용지 최초 공급 시작 3기 신도시 연이어 발표하며 미분양 급증 인천 서구, 국토부·HUG에 항의 공문 보내 입주연합회 "서울 접근성 높이는 대책 마련"
“10월 처음 분양한건 잘 됐는데 계양신도시 발표 나고 나서 다 죽었어요. 11~12월부터 짓기는 시작했는데 현장에서는 그냥 짓는 거죠. 계약한 것도 해약한다고 난리에요.”
지난 5일 오후 4시 인천 검단신도시 공사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이같이 얘기했다. 관계자는 “지금 분양하는건 잘 안돼서 여기 분위기가 그렇게 좋진 않다”고 전했다.
지난해말부터 본격 분양을 시작한 검단신도시는 아직 공사가 한창인 ‘신생 신도시’다. 인천 2호선 완정역에서 버스를 타고 다섯 정거장을 거쳐 내린 검단신도시 예정 부지에는 타워크레인 수십 개가 우뚝 서 있었다.
검단신도시는 인천 서구 당하, 원당, 마전, 불로동 일대 1118만1000㎡(338만평) 면적에 복합도시를 건설하는 도시개발사업이다. 총 7만4736세대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서울 인접지역부터 1단계 개발이 추진돼 2023년 하반기 개발이 완료된다. ‘2기 신도시’ 중에서는 후발 주자에 속한다. 사업시행의 50%를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3월 공동주택용지 AA1, AB2블럭 최초 공급을 시작해 현재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검단신도시는 ‘3기 신도시’ 개발사업과 진행 시기가 겹쳐 미분양 우려가 큰 지역이다. 정부는 3기 신도시의 경우 내년 지구지정과 2021년 지구계획 등을 거쳐 2022년께부터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H관계자는 “검단신도시는 토지공급을 착수한지 얼마 안된 시점이라 여태까지 공동주택용지 22필지, 상업용지 18필지 매각을 했다”며 “2021년 6월 최초 입주단지가 생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검단신도시는 지난해만 해도 호반베르디움 1순위 청약접수 당시 특별공급을 제외한 951가구 모집에 총 5943명이 몰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정부가 지난 5월 인천 계양보다 더 가까운 지역인 부천 대장지구를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하면서 열기는 차갑게 식었다. 지난 5월 분양된 ‘검단 파라곤 1차’는 1·2순위 청약 진행 결과 특별공급을 제외한 874가구 모집에 264명만 접수해 610가구가 미달됐다.
이에 인천 서구청은 지난달 13일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서구 지역을 미분양관리지역서 해제해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검단신도시는 물론 신도시와 인접한 기존 시가지의 이미지 하락과 장기 침체를 막기 위해서다.
인천 서구청 관계자는 “3기 신도시 발표 때문에 2기 신도시가 침체되고 있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급격히 많이 늘어났다”며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차원에서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검단신도시 입주예정자들은 연합회를 꾸려 5월부터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태준 검단신도시입주자 총연합회 공동대표는 “분양 초반 기세가 이 정도면 차라리 2기 신도시 지정을 취소하는 게 낫지 않느냐”며 “해약하면 손실이 크니까 입주예정자들 대부분이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인천지하철 1·2호선을 연장하는 등의 대책은 검단신도시를 제대로 지나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울 접근성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서울, 특히 강남과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주는 것이 입주예정자들의 유일한 바람”이라고 전했다.
아직 검단신도시 전체 물량의 약 80% 가량이 분양 대기 중이다. ‘검단신도시 모아미래도’ 658가구, ‘검단신도시 예미지 트리플에듀’ 1249가구, ‘인천검단2차(AA2블록)’ 1122가구, ‘인천검단2차(AA12블럭)’ 1417가구, ‘검단신도시 우미린2차’ 478가구 등이 연내 분양될 예정이다.
건설사들은 계약금을 분양가의 10%에서 5% 낮추거나 시스템 에어컨 등 옵션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검단신도시 미분양을 줄이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인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