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한수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주말 내내 비디오판독이 화두였다. 오독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 나온 데 이어 ‘재량권’에 대한 기준 논란, 여기에 판독 결과 어필에 대한 퇴장까지 나왔다. 화면 열 개를 이용해 오독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장과 팬들의 신뢰도는 높지 않다.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냐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 비디오판독은 신성불가침인가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비디오판독 결과에 대한 어필로 퇴장을 당했다. 연장 10회 공격 상황에서 2루주자 김헌곤이 NC 김건태의 견제로 아웃됐다는 원심이 판독에도 유지됐다. 김 감독은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한참을 어필했고, 결국 퇴장당했다. 올해만 해도 양상문 롯데 자이언츠 감독,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비디오판독 결과 어필로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같은 상황은 7일 대전 KT-한화 이글스전에도 나왔다. KT가 4-3으로 앞선 9회 더블스틸 상황에서 3루주자 송민섭이 협살에 걸렸다. 이 과정에서 1루수 이성열이 송민섭을 홈에서 태그했는데, 진루를 막고 있었다. 이 감독은 곧장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번복은 없었다. 단단히 뿔이 난 이 감독은 이영재 구심에게 강력히 어필했고 결국 퇴장됐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센터에서 ‘야수가 미리 기다렸을 경우에는 블로킹을 해도 상관없다’는 조항을 근거로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넉넉한 타이밍에도 주자의 진루를 막고 있었기에 KT 측의 억울함이 클 수밖에 없다. 재량에 맡기는 규정이 문제다. 이로 인한 어필이었지만, 현 규정상 즉각 퇴장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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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횟수 차감’을 둘러싼 갑론을박
비디오판독 횟수에 대한 아쉬움도 끊이질 않는다. 현행 제도는 팀당 2회(연장 돌입 시 1회 추가)에 심판재량 1회로 운영된다. 경기당 최대 7회의 비디오판독이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비디오판독 번복을 이끌어냈어도 횟수는 차감된다. 심판의 오판에 대한 리스크를 팀이 안고 가는 실정이다. 경기 초반 심판진의 오판으로 비디오판독을 두 차례 실시한다면 해당 팀은 경기 끝까지 어떠한 번복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KBO 고위관계자는 “만일 판정 번복에 대해 차감을 하지 않는다면 비디오판독 결과가 연거푸 뒤집어질 때 횟수가 무한해진다. 스피드업 취지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팀이 비디오판독으로 거듭 번복을 이끌어낸다면 그건 심판진의 문제다. 그로 인한 리스크를 팀이 안을 필요는 없다. 스피드업보다 중요한 건 정확한 판단이다.
수도권 A팀 감독은 “차라리 횟수를 한 번으로 줄이더라도 번복이 되면 횟수를 유지하는 게 맞다. 확실히 눈에 보이는 상황도 횟수 차감이 신경 쓰여 어필을 망설일 때가 있다. 올해 감독자 회의에서는 해당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 어떤 것도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잘못됐다면 귀를 열고 바꿔야 한다. 비디오판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대전|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