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쓰촨지방의 전통 매운 향신료
최근 SNS 바람 타고 뜨거운 인기… ‘마세권-혈중마라농도’ 신조어도
마라 요리 전문점 급속히 늘고… 식품업체도 신제품 개발 급가속
3일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에 입점한 ‘왕푸징 마라탕’ 매장에 손님들이 줄 서 있는 모습. 현대백화점 제공
‘마세권(마라 요리점이 많은 곳을 역세권에 빗댄 것)에서 마라탕 먹고 혈중마라농도 충전완료.’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중국 쓰촨(四川) 지방의 향신료인 ‘마라’가 그야말로 핫하다. 인스타그램에서 ‘마라탕’ 키워드로 검색되는 게시물은 7일 현재 24만5000개에 달한다. 마라의 매운맛을 그대로 보여주듯 새빨간 음식 사진들이 화면에 가득했다. 유튜브에는 마라샹궈, 마라탕 등 마라 요리 관련 영상이 거의 매일 업로드되고 있다. ‘마세권’ ‘혈중마라농도’ 같은 신조어까지 생겼다.
중국의 매운맛 ‘마라’가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마라는 매운맛을 내는 쓰촨 지방 향신료다. 저릴 마(麻), 매울 랄(辣). ‘혀가 저릴 정도로 맵고 얼얼한 맛’이라는 뜻이다. 마라는 고추기름에 화자오(花椒)를 섞은 것으로 맵고 알싸한 맛이 특징이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나 사용하던 향신료였지만 지금은 중국 전역에서 마라를 활용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마라가 인기를 끌자 한국야쿠르트의 ‘누룽지마라두부 키트’(왼쪽 사진)와 풀무원의 ‘포기하지 마라탕면’(오른쪽 사진) 등 식품 업계가 관련 제품을 선보였다. 각 업체 제공
마라 열풍은 새로운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기존의 매운 요리들은 익숙한 매운맛인 반면 마라는 혀와 입술이 얼얼하면서 천천히 매운맛이 느껴진다”면서 “매운맛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에게 마라의 매운맛이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인구와 외국 요리 전문점이 늘면서 우리와 다른 스타일의 외국 음식에 대한 경계심이 허물어진 것도 마라 열풍에 영향을 줬다. 여기에 먹방(먹는 방송)이나 유튜브를 통해 마라 요리가 여러 차례 소개된 것도 힘을 보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마라를 활용한 요리는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로운 스타일의 매운맛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라며 “당분간 마라 열풍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