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생전에 얘기를 나누고 있는 조니 아이브 디자인 책임자(왼쪽). 이들의 머리에서 혁신적인 디자인의 애플 제품들이 탄생했다. 위시이스트 웹사이트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미국 언론에서는 ‘아이브는 게으름뱅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천재를 대접할 줄 모른다’ ‘애플 몰락의 서막이다’ 등 수많은 주장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이브의 퇴진과 함께 더 이상 혁명적인 디자인의 애플 제품은 나오기 힘들게 됐다는 것이죠.
△“Don’t disappoint the gods.”
△Ive without Jobs was like McCartney without Lennon. Or Lennon without McCartney.
잡스와 아이브는 ‘쿵짝’이 잘 맞았습니다. 잡스가 비전을 제시하면 아이브는 실물로 형상화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런 비유가 나옵니다. ‘잡스가 없는 아이브는 (비틀스의) 레넌 없는 매카트니, 또는 매카트니 없는 레넌과 마찬가지다.’ 한 명일 때는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두 명이 되면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산하는 명콤비가 되는 거죠. ‘Without(없는)’과 ‘like(같은)’가 함께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Life without love is like a tree without blossoms or fruit(사랑이 없는 삶이란 꽃이나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와 같다).’ 철학자 칼릴 지브란의 명언입니다.
△“Apple is running as a ‘count the cash’ company. Say goodbye to innovation.”
잡스가 죽고 쿡이 이어받으면서 애플은 변했습니다. 장기적인 연구개발 투자보다는 현금 회전을 우선시하는 경영이 자리 잡게 됩니다. 유명 실리콘밸리 컨설턴트의 말입니다. “이제 애플은 현금을 세는(현금을 중시하는) 회사가 됐다. 혁신이여 안녕.” 그만큼 아이브가 설 자리는 크게 줄었다는 얘기죠.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