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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커진 한전 “자회사 2곳 지분매각”

입력 | 2019-07-08 03:00:00

한전기술-산업개발 1500억 규모
전기료 할인 손실 보전용 논란엔… 한전 “기존 민영화 정책에 따른것”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연차보고서에서 한국전력기술 등 자회사 지분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부채 감축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회계연도 연차보고서’를 4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한전은 매년 사업계획서를 SEC를 통해 공시한다. 연차보고서에서 한전은 ‘부채 감축 및 경영효율성 향상을 위해 한전기술, 한전산업개발 보유지분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은 자회사인 한전기술 지분 65.77% 중 14.77%와 한전산업개발 지분 29% 전량을 매각 대상으로 분류했다. 한전기술은 원전 설계가 주업무인 업체로 매각 대상 지분(14.77%)을 빼고도 한전이 지분 51.0%를 보유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한전산업개발은 발전설비 운전과 정비업무를 하는 회사다.

한전 관계자는 “2008년부터 공기업 민영화 정책으로 매년 지분 매각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며 이번 매각 공시가 최근 적자 상황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과거 보고서에도 계속 언급한 방침이라는 것이다.

한전은 지난해 약 1조2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2017년 1조4000억 원이 넘는 흑자에서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올 1분기(1∼3월)에도 역대 최대 규모(6299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한전이 분기 단위로 계열사를 연결해 결산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적자다. 3월 말 연결 기준 총 부채는 121조 원이 넘는다.

여기에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7, 8월 여름철 전기료 누진제 구간을 확대해 가구당 전기료를 월평균 1만142원 깎아주는 개정안이 통과돼 매년 3000억 원가량의 추가 부담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손실을 일부 보전해 주기로 했지만 규모가 얼마나 될지 불투명하다.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면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적자를 상쇄할 만큼 매각금액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매각 대상 자회사의 지분 가치는 5일 종가 기준으로 한전기술 약 1154억 원, 한전산업개발 약 339억 원 등으로 총 1493억 원 규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1분기 영업손실이나 부채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작아 경영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상징적 의미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