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태평양전쟁 당시 60회가 넘는 상륙작전을 감행했다. 사실상 최초의 지상전이었다고 할 수 있는 과달카날 전투, 해변 상륙지점에서 격렬한 전투를 벌인 최초의 상륙작전이면서 실수투성이였던 타라와 전투, 맥아더의 명예회복이자 영광이 된 필리핀 전투, 민간인까지 집단자살을 해서 충격을 안겨주었던 괌과 사이판 전투, 지옥과도 같았던 그러나 한편으로는 해병의 피와 땀의 상징이 된 이오지마와 오키나와 전투…. 그 나름대로 다 의미가 깊은 전투들 중에서 해병대박물관이 전시를 선택한 것은 타라와 전투였다.
타라와 상륙작전은 1943년 11월 20일에 시작됐다. 타라와는 솔로몬 제도에 있는 길고 가느다란 환초다. 이 중에서 제일 큰 섬이 베티오인데 이곳에 일본군 활주로가 있었다. 중부 태평양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일본군도 이 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대대적인 요새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공사에 1400명이 넘는 조선인 징용자가 동원되었다.
하필 타라와 전투를 재현한 이유는 최초의 상륙전투였다는 숫자적인 의미 때문일까? 이 실패로 얻은 교훈이 수많은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의미 때문일까? 실패의 기억은 아프다. 그러나 실패만큼 좋은 교사도 없다. 뻔한 교훈이지만 실천은 정말 어렵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용한 역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