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설치게 했다는 이유로 4세 여자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중생에게 검찰이 소년법에서 정한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송현경) 심리로 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한 중학생 A 양(16)에게 장기 징역 10년~단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의 배경, 법원의 양형 조사 결과, 피해자 부모 의사 등을 고려해 구형했다”고 밝혔다. A 양은 법정에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A 양의 변호인은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 양은 2월 8일 오전 5시 반경 인천 부평구 한 교회 유아방에서 함께 잠을 자던 B 양(4)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양은 B 양이 잠을 자면서 뒤척이는 등 잠을 설치게 했다는 이유로 일으켜 세운 뒤 벽에 5차례 밀쳐 머리 등을 크게 다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양은 범행 당일 집이 아닌 교회 유아방에서 B 양과 B 양의 오빠(9)를 만나 함께 잠을 잤다. B 양의 어머니가 새벽 기도를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폭행이 이뤄졌다.
B 양은 폭행을 당한 후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판정을 받았다. B 양은 3월 17일 오전 2시경 끝내 병원에서 숨졌다. 검찰은 B 양이 사망함에 따라 공소장 변경을 통해 죄명을 중상해에서 ‘상해치사’로 바꿨다.
소년법은 2년 이상 유기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른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장기와 단기로 형기의 상한과 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장기는 10년, 단기는 5년을 넘을 수 없는데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면 단기형 복역으로 형 집행을 끝낼 수 있다.
A 양의 선고 공판은 25일 오후 2시경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