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종합대 학위 무산…모든 상황 매우 슬퍼"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호주 유학생 알렉 시글리(29)가 9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간첩 주장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시글리는 이날 올린 일련의 트위터 글에서 “내가 간첩이라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내가 NK뉴스에 제공한 것은 블로그에 공개적으로 게재된 내용 뿐이고, 다른 언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시글리가 반북 매체에 사진 및 자료를 제공하는 등 간첩행위를 저질러 억류됐으며, 해당 활동에 대해 용서를 구해 추방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자신이 운영해온 소규모 여행사 ‘통일투어’ 운영 중단 의사도 밝혔다. 그는 “통일투어는 추후 알림이 있을 때까지 최소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상황이 나를 매우 슬프게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번 억류를 전후해 그의 김일성종합대 석사학위 역시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시글리는 “반 이상의 과정을 마쳤고,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나는 김일성종합대 석사학위를 받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나는 내 마음에 아주 특별한 장소로 남은 평양 거리를 다시는 걷지 못할 수도 있다”며 “여행산업 파트너들과 선생님들, 가까운 친구로 여겼던 이들을 다시 볼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게 인생”이라고 했다.
그는 이후 이어진 트위터 이용자들의 질문세례에 “김일성종합대 학생이라는 사실을 마음 속 깊이 사랑했다”며 “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나는 그것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김일성종합대에서 조선문학 석사과정을 밟아온 시글리는 지난달 24일 트위터에 류경호텔 사진을 찍어 올린 글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두절됐다. 그는 지난달 하순 북한 당국에 끌려가 수용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일본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각종 국제행사에서 시글리에 대한 신변 우려 및 해결책 촉구 목소리가 나왔다. 그는 지난 4일 스웨덴 정부가 파견한 켄트 롤프 망누스 해슈테트 특사와 함께 항공편으로 북한을 빠져나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