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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자사고 9곳중 6곳 탈락… 강남 쏠림 심화 우려

입력 | 2019-07-10 03:00:00

[서울 자사고 8곳 지정취소 위기]우수 일반고 많은 강남-서초-양천
‘교육특구’ 입지 더 공고해져… “집값 상승 부추길것” 지적 잇따라




“(앞으로) 비교육특구에 살면 가까운 곳에 자율형사립고(자사고)도, 우수한 일반고도 없다. 지역 간 학업 격차뿐만 아니라 집값 격차도 공고해질 것 같아 불안하다.”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 8곳에 대한 지정 취소를 결정한 9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자사고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부동산 투자 인터넷 카페 등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자사고를 없앨수록 ‘8학군’ 수요가 더 많아져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분석하는 글들이 잇달아 게시됐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조치가 이른바 ‘명문 학군’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고 그 여파로 강남 집값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정 취소 결정이 나온 자사고 8곳은 서초구 세화고, 강동구 배재고를 제외하면 모두 강북의 거점학교다. 성동·동대문·강북구 자사고는 전멸했다. 남녀 공학인 이화여대부고와 한양대부고가 탈락하면서 여학생이 갈 수 있는 자사고는 7곳에서 5곳으로 줄게 됐다.

반면 이번에 재지정된 한가람고, 중동고를 비롯한 자사고와 우수 일반고는 강남·서초·양천구에 집중돼 이들 지역의 교육특구 지위는 더욱 공고해졌다. 서울 시내 전체 22개 자사고 중 7곳(32%)이 교육특구에 있었다면, 이번에 8곳이 탈락하면서 전체 14곳 중 6곳(43%)을 교육특구가 차지하게 된다. 자사고 폐지의 명분으로 내세운 ‘교육특구 쏠림’이 더 심화되는 역설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자사고는 학군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어 교육특구에 살지 않아도 다닐 수 있다. 일반고는 서울 전체 학교에 지원해 뽑는 건 정원의 20%뿐이고, 대부분은 거주지 학군에서 배정된다. 결국 명문대 진학 성적이 좋은 강남의 ‘똘똘한’ 일반고 쏠림 현상을 심화시켜 명문 학군으로 이사 가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살아남은 자사고는 교육특구에 주로 있기 때문에 자사고가 사라진 비교육특구 학부모는 인근 교육특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최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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