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1심 징역 7년→2심 징역 8년 구형 "반성 않고 납득 어려운 변명만 계속해" 노회찬 부인, 3차례 증인 소환 모두 불응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드루킹’ 김동원씨에게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1심 구형량보다 1년 늘어난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조용현) 심리로 10일 열린 김씨 등 10명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특검은 김씨에게 징역 8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등 댓글조작과 관련한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김씨가 킹크랩을 이용해 벌인 댓글조작은 피해 회사에 대한 방해로 그친 것이 아니라 온라인 여론 형성 기능을 훼손해 사회 전체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는 최후변론에서 “이 정권 적폐로 찍힌 다른 사건처럼 한때 그들과 한 배를 탄 저조차도 사회적으로 매장돼 짓밟혔다”며 “방어권이 거의 없는 상태로 검찰, 경찰, 특검에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어 “제가 구속되자 김경수 경남지사는 저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며 “일본대사나 오사카총영사 등 인사관련 사실들에 대해 김 지사는 마치 제가 그자리를 탐해 본인을 협박했다며 파렴치범으로 몰았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일본대사든 오사카총영사든 제 측근을 추천한 것은 문재인정부가 일본과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해 자력으로 대화 통로를 확보하려 했던 것”이라며 “거기에 무슨 제 사리사욕이 개입됐겠냐”고 말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아보카’ 도모 변호사에겐 징역 3년10개월을 구형했다. ‘삶의축제’ 윤모 변호사 등 나머지 피고인들의 항소도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씨는 경공모 회원들과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해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 포털사이트 뉴스기사 댓글의 공감·비공감을 총 9971만회에 걸쳐 기계적·반복적으로 클릭해 댓글순위 산정업무를 방해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로 기소됐다.
김씨 등은 지난해 9월 국회의원 보좌관 직무수행과 관련해 한모씨에게 500만원을 준 혐의(뇌물공여)도 받는다. 또 경공모 회원 도모 변호사와 함께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에게 총 5000만원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이날 검찰의 구형에 앞서 고 노 전 의원의 부인 김지선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부인 김씨는 ‘종이가방을 받아 그대로 전달해 얘기할 내용이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았다.
1심에서 검찰은 “정치권에 이익을 제공하기 위해 킹크랩을 사용해 여론을 조작, 선거결과나 정부 주요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며 김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경공모 회원 ‘서유기’ 박모씨와 ‘솔본아르타’ 양모씨, ‘둘리’ 우모씨에게도 각각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개발한 ‘초뽀’ 김모씨와 ‘트렐로’ 강모씨도 징역 1년이 선고됐다. 회계 담당 ‘파로스’ 김모씨에겐 징역 1년6개월을, 경공모 직원 ‘성원’ 김모씨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댓글조작 대가로 공직을 제의받은 혐의로 구속된 도 변호사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이 선고돼 석방됐다. 윤 변호사에게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이 선고됐다.
이른바 ‘드루킹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김 지사의 2심은 양측의 공방이 한창 이어지고 있다.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18일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