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6월 고용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통계청은 15세 이상 고용률은 0.2% 늘어난 61.6%, 실업률은 0.3% 늘어난 4%이다. 2019.7.10/뉴스1
6월 기준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였던 반면 같은달 기준 실업률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재정 투입 효과로 공공 부문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고 있지만 실업자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고용시장에 청신호와 적신호가 함께 들어온 셈이다.
일단 정부는 고용 흐름이 개선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경제활동의 허리격인 30대와 40대 취업자 수가 20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에 이어 금융업에서도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 고용률 실업률 동시 상승
반면 6월 기준 실업자 수와 실업률은 외환위기가 있던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실업자는 113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0만3000명 늘었고, 실업률은 4%로 같은 기간 0.3%포인트 올랐다. 구직자는 많지만 고용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반된 지표는 정부가 재정 투입으로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만들고는 있지만 민간 고용이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일자리 사업으로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연령대인 60대 이상의 지난달 취업자 수는 37만2000명 늘었다. 반면 40대 취업자 수는 18만2000명 줄어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째 10만 명대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40대 취업자 수 감소를 주로 인구구조 변화로 설명한다. 하지만 지난달 40대 인구 감소폭은 16만 명으로 40대 취업자 수 감소폭(18만2000명)보다 컸다. 민간 기업의 고용여력이 살아나지 않은 한 40대 취업난을 해소하기 힘든 구조다.
민간의 고용 상황을 보여주는 척도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8년 4월 이후 15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까지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는 자동차와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것이었다. 올 초부터 이 두 업종에서 구조조정이 없었는데도 전반적인 제조업 취업자수는 계속 줄고 있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자동차 조선업의 경우 올해 들어 취업자수가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대신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 전기장비 부분에서 취업자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제조업 고용시장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 직원 채용하기 힘든 자영업자들
이런 흐름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과 일정 부분 연관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직원을 채용하며 가게를 꾸리던 자영업자들이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규 창업자들이 ‘나홀로 창업’을 하는 사례가 늘어났을 수도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에 긍정적 요소과 부정적 요소가 혼재돼 있다보니 신규 창업자들이 고용이 없는 분야에서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급격한 인건비 상승에 따른 전체적인 비용 증가 기조가 지속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함께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