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2019.7.8/뉴스1 © News1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거짓 증언’ 논란이 국회 인사청문회 종료 이틀째인 10일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윤 후보자는 막역지우인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며 뒤늦게 정정했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일부 비판이 제기되는 등 파문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모양새다.
윤 후보자는 지난 8일 인사청문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 수사 당시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답했다. 해당 사안이 이번 청문회의 핵심 쟁점이나 다름없던 만큼 야당의 공세가 거셌지만 윤 후보자의 입장은 단호했다.
윤 후보자는 “(윤 전 서장의) 동생이 현직 검사이고 이 변호사는 윤 국장과 같이 중수3과 소속이었다가 변호사 개업을 한 사람이라 (윤 국장과) 더 가깝다”며 “제가 변호사 소개를 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정황상 무리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윤 국장이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선 뒤 상황은 좀더 복잡해졌다. 윤 국장이 윤 전 서장에게 이 변호사를 소개한 것은 다름아닌 자신이라고 밝히면서, 윤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번복했던 입장을 또다시 번복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윤 국장은 이날 기자단에게 “이남석 변호사는 내가 중수부 과장할 때 수사팀 부하였다”며 “소개는 내가 한 것이고 윤석열 후보자는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윤 후보자가 주간동아에 그렇게 인터뷰를 했다면 나를 드러내지 않고 보호하기 위해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자 역시 기자단 공지를 통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 수사 과정에 관여하거나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며 “7년 전 기자와 전화통화 내용에 관해 청문회 종료 직전 갑작스럽게 제한된 시간 내 답변하는 과정에서 지켜보시는 국민들께 혼선을 드려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발언과 달리 지난 2012~2013년에는 이 변호사가 윤 국장의 소개로 선임돼 국세청 송달 업무를 맡는 등 변호인으로 활동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확인된 점도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윤 후보자 측은 이 변호사 선임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는 있었으나, 선임 과정에 윤 후보자와의 직접 연관성이 없었던 만큼 청문회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 역시 자신의 청문회에서 윤 국장이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직접 언급하면서 친형제처럼 가까운 사이인 윤 국장이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스 기질이 다분한 윤 후보자의 스타일상 의혹이 제기된 사건에 아끼는 후배를 내세워 피해가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문제의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의 대응에 혼선이 거듭되면서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공세 수위를 높여 나가고 있다. 10일 한국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국민들이 조폭 영화에서 조폭들이 조폭적 의리를 과시하는 장면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같은 당의 심재철 의원 역시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녹취록이 공개됐는데, 명백한 범죄행위다”라며 “성경에서 베드로는 3번 부인했다는데, 윤 후보자는 6번 부인했다. 위증 행위고 국민을 기만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 후배 검사를 감싸 주려고 적극적 거짓말을 하는 건 미담인가”라며 “정말 우리는 아이들에게 그렇게 가르칠 것인가. 후보자에게 듣고 싶다”라고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