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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규제기업 아닌곳도 접촉”…한일기업, 수출규제 대처 안간힘

입력 | 2019-07-10 18:58:00

© News1


한국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에 한일 양국 기업들이 대응에 서두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한국 기업들의 경우 소재 조달을 못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이 우려되고 이 생산과 수출이 막히면 이를 받아야 하는 일본 기업들까지도 차례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조달 담당 간부를 대만에 파견했다. 일본의 규제 대상에 포함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다루는 대만의 제조업체 공장에 공급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7일부터 일본에 체류하고 있다. 아사히TV는 이 부회장이 11일까지 일본의 메가뱅크, 반도체 관련 기업 간부 등과 협의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규제 대상이 아닌 품목을 취급하는 일본 소재 기업에까지 안정적인 공급을 부탁하는 취지의 메일을 보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덧붙였다.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드는 LG화학은 한일 갈등이 장기화될 것을 감안해 수출 규제 품목이 확대된다는 가정 하에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강점을 갖고 있는 차량용 배터리 재료나 공작기계 등이 규제 품목에 추가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재료를 조달할 수 있는 국가를 늘려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이전까진 ‘포괄 허가’ 제도를 통해 한국에 대한 자국 기업들의 첨단소재 수출 신청 및 허가 절차를 간소화해왔다. 그러나 이것이 ‘개별 허가’ 제도로 바뀌면서 당국의 수출 심사에만 건당 90일가량의 시일이 걸리게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로 인해 일본 소재 기업들의 실무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포토 레지스트(감광재)를 취급하는 JSR은 “개별 허가 신청을 위한 서류 수가 증가했다”며 “규정에 따라 수속을 진행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도쿄응화공업도 “정부에 수출 신청을 하는 데 필요한 서류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측은 포토 레지스트를 부정하게 판매하지 않는다는 서약서 등을 한국의 반도체 업체로부터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소비재 기업들도 한국산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대체 조달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약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소니에서 독립한 컴퓨터업체 바이오는 일본에서 PC를 생산하는데,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한국 이외의 대체 조달처를 모색한다고 발표했다.

샤프의 자회사인 다이나북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어떤 정도의 영향이 있는지 간파 할 수 없다면서도, 한국산 반도체의 공급에 대한 위험이 폭넓게 인식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