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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가려던 中3 학생-학부모 혼란

입력 | 2019-07-11 03:00:00

[자사고 무더기 지정취소 후폭풍]인터넷 카페에 진로 고민 쏟아져
취소 확정땐 일반고와 같이 배정
가처분신청 법원서 받아들이면 작년과 같이 자사고로 선발
필요한 입학서류 준비해둬야




“교육특구가 아닌 곳에 살고 있어요. 집 인근에 자율형사립고가 하나 있어서 아이를 거기 보내려고 했거든요. 근데 지정 취소라고 해서 ‘멘붕’이에요.”(학부모 A 씨)

전국적으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11곳이 지정 취소 결정을 받자 자사고 진학을 준비하던 중학생 학부모들이 혼란에 빠졌다. 10일 엄마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자녀 진로를 고민하는 글이 계속 올라왔다.

만약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교육감들의 손을 들어줘 최종적으로 지정이 취소되는 학교에 가기 원하는 중3 학생은 해당 학교를 일반고처럼 지원하면 된다. 배정은 전산 추첨으로 한다. 자사고일 때와 달리 입학원서나 자기소개서는 필요 없다.

그러나 탈락한 자사고가 법원에 지정 취소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하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 해당 학교는 올해 자사고로 학생을 선발한다. 지난해처럼 1지망에 자사고를 지원하고,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2지망부터 일반고를 쓰면 된다. 법원의 결정이 고입 전형이 시작되기 직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니 미리 입학 서류를 준비해 두지 못한 학생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녀를 일반고로 전환되는 자사고에 보내려는 학부모는 교사의 질이나 입시 노하우, 면학 분위기가 자사고 때와 비슷하게 유지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학부모 B 씨는 “자사고는 10년, 자립형사립고에서 출발한 학교는 17년째 유지돼 왔는데 그냥 일반고보다는 당연히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일반고 1학년으로 들어가면 자사고 학생으로 입학한 2, 3학년이 공존해 학비는 자사고의 3분의 1 수준으로 내더라도 자사고 시스템을 같이 적용받는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도 있다.

학부모들 중에서는 올해 재지정된 해당 지역의 자사고나 전국 단위로 모집하는 자사고에 자녀를 보내려는 이들도 있다. 일단 재지정된 학교에 보내는 게 지정 취소됐거나 내년에 평가받는 학교에 가는 것보다 안정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학부모 C 씨는 “상산고만 생각했었는데 교육부가 최종 결정을 어떻게 내릴지 불안하다”며 “전국 단위이면서 재지정된 포항제철고나 현대청운고를 보내려고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세화고가 탈락한 서울 강남 서초 지역에서는 휘문고보다 중동고의 경쟁률이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휘문고는 내년 평가를 받지만 중동고는 올해 재지정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학부모 D 씨는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정부가 자사고 폐지보다 공교육 살리기를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